엄마랑 저녁을 먹고...
엄마는 압빠를 데리러 가고 나는 근처에 사는 선배언니와 간단히 얼굴볼겸 죠인!!!
딱히 갈데는 없고...
서래마을로 넘어갈까 하다가 역시 부담없는 듀파르가 더 좋겠다며 붕붕붕 서초동으로 달렸다.





저녁 8시가 다 되어갈때쯤이었나?
적당히 한가했던 듀파르...
얘기를 나누기에는 참 좋은곳...
나는 좀 진한 커피로, 선배언니는 그냥 보통의 커피로...





좋아하는 크레이프케익과 딸기치즈케익을 주문...
야곰야곰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꽤 오래전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묻고 싶었지만 묻지 못했던것들...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못했던것들...
연말이니까...
그냥 묵은 감정같은걸 떨쳐내기가 그나마 제일 좋은시기랄까...
반짝반짝 거리의 예쁜 불빛에 좋아하다가도...뭔가 떠나보내는것같은 아쉬움이 남는것이 연말이다보니...
해마다 이맘때를 썩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마음속에 있는것들 털어버릴수있는 틈이 조금 보이는게 그나마 연말의 장점?
그리고 그런얘기를 하기에 참 편안한 듀파르...
한참을 얘기하고 영업이 끝난 열시반이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듀파르는 지난번에 케익을 먹었을때보다 오히려 이번이 훨씬 좋았다.
역시 오랜시간 애정을 가질수 있는 여기가 최고...


서초동 서울고등학교에서 남부터미널 방향 오른쪽 듀파르(Du Phare)




* 듀파르의 지난 방문 이야기는 아래의 글에 있습니다.

단아한 케익, 서초동 듀파르 (Du Phare)

언제나 내 마음속 일등 케익, 서초동 카페 듀파르(cafe Du Phare)





마음의 문

내 마음의 문은 언제나 45도정도만 열려있어...
나는 그저 목을 빼꼼 내밀고 바깥을 쳐다보고 있고
누군가 다가와 내 마음의 문을 확 열어준다면 나는 활짝 웃고 반겨주지만
누군가 내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할때 살랑 바람이 불어 문이 닫혀버리기라도 한다면...
손잡이가 없는 이 마음의 문은 안에서 내가 열수도, 밖에서 상대방이 열어줄수도 없게 되버려...
이 문은 여닫이 문이기때문에 내가 마음만 먹으면 문을 밀어 열수 있겠지만
나는 손잡이를 돌려 열어야 하는 그 순서만을 기다리고 있기때문에
손잡이가 없는 이 문을, 그저 밀면 되는 이 문을 열지 못하고 그것은 상대방도 마찬가지지...

식사를 하면서 엄마에게 얘기를 했다.
점점 낯을 가리게 되는 나와는 달리...
우리 엄마는 참 사교성도 좋고 성격도 좋아 낯가림이라는 단어는 엄마의 사전에는 없는듯하기에...
엄마는 언제나 나에게 긍정적인 모습이었으니까...
안된다거나, 그러지 말라거나 하는 말대신 그래, 해보자, 이렇게 할까? 라며 늘 대안을 제시해주었으니까...
점점 닫히는일이 많아지는 내 마음의 문을 여는 방법을 알수 있지 않을까 하며...

엄마는 그 대답을 나이와 연륜으로 말해주었다.
나이가 한살한살 들고... 연륜이 생겨가면 조금씩 그 해답을 볼수 있게 된다고 했다.
물론 그 해답은 그저 시간이 흘러가기만 하면서 볼수 있는것이 아니므로 노력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내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도 품을 수 있는 노력,
미운사람 떡하나 더 준다는 속담처럼...먼저 베푸는 노력을 하면 분명 자연스레 그 문을 열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거라고 했다.
엄마도 나처럼 젊은시절에는 그런 고민이 있었지만 하루하루, 한해한해 지날수록 그 방법을 점점 더 잘 알게 되는것같다며...
아직 나에게는 갈길이 멀었으니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시작해보라며...
그저 지금의 이런 고민은 당연한거라며...

하지만 당연한 고민과 당연한 대답이...아직까지 참 어려운것은 왜일까...
그래도 나보다 먼저 내가 살아야 할 인생을 살아간 엄마가 준 작은 힌트들 덕분에
아마 나는 조금은 더 수월하게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나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어떠한 문제도 단정짓지 않고 긍정의 대답을 주는 엄마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런 엄마가 내 친구가 되어주어 참 다행이다.
운전하며 무심코 튀어나온 한마디 '배고프다'는 말에
'모임은 밥먹고가도 괜찮아...' 라며 과감하게 송년모임을 째주는...
엄마는 나의 참 좋은 친구다...

이날은 참 많은것을 털어버렸던 하루...
무거웠던 어깨위의 짐 하나를 내려놓은듯한 여러모로 꽤나 만족스러운 연말의 하루...
하지만...집에오니 목은 쉬어있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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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랴 2010.12.27 09: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른들의 연륜에서 오는 지혜는 그 어떤 배움보다 훨 큽니다 ^^
    저도 나이먹고 세월따라 흘러 가구 있지만 아직도 엄마품 엄마맘을 따라갈려면 멀었지여

    님은 저와비슷한 성격에 ,,내 딸은 님의 어머님이랑 비슷한 성격인듯 보여요 ㅎ
    그래서 궁합이 잘 맞을까여??저두 그런데 ㅎㅎ

    좋은하루요 ^^

    • BlogIcon gyul 2010.12.27 21:5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우리가 살아야 할 날들을 미리 살아간 어른들의 말씀을 귀기울이게 되는것역시 나이가 들면서 알게되는일같아요.
      하지만 그저 시간이 흘러 먹게되는 나이만으로 연륜과 지혜가 쌓이는것은 아니므로
      정말 그 나이에 맞는 어른으로써의 역할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넓은 마음을 가지는것이 우선일것같아요.
      이제 한살을 더 먹게되면서...
      저역시 언젠가 그런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부딫혀살아봅니다.
      어른답지 못한 어른이 되는것은 나이를 먹는것보다 더 두려운일이니까요...

  2. BlogIcon 라이너스™ 2010.12.27 09:5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잘보고갑니다. 멋진 월요일 아침되세요^^

    • BlogIcon gyul 2010.12.27 21:5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네...감사합니다.
      이제 올해의 마지막 날들이예요.
      오늘은 마지막 월요일...
      내일은 마지막 화요일...
      남은 날들을 후회없이 알차게 보내세요~

  3. BlogIcon blueberry pie 2010.12.27 10: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크레이프케이크를 좋아하시는군요^^ 전 크리스마스에 엄청 어설픈 크레이프케이크를 만들어먹었어요ㅎㅎ 듀파르는 저도 참 좋아하는 곳인데 한동안 못갔네요.. gyul님 사진으로라도 볼 수 있어 좋아요^^

    • BlogIcon gyul 2010.12.27 21:5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앗!! 듀파르를 아시는군요!!!
      저 여기케익을 제일 좋아해요.
      원래 케익도 맛이 좋지만 워낙 많은 추억이 있는곳이다보니...
      그 어떤곳에 가도 여기만큼 소중히 여겨지는곳을 아직 만나지 못했거든요...^^
      듀파르를 좋아하시는분들을 만나게 되면 왠지모르게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져요...^^

  4. BlogIcon Trojan 2010.12.27 10:4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딸기 치즈 케이크, 맛있게 보입니다. 저도 마음의 문이 항상 크게 오픈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문도 상대적으로 더 열리고 덜 열리고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문을 억지로 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은 저절로 열리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 BlogIcon gyul 2010.12.27 21: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상대적으로 덜 열리거나 더 열린다는 그 말씀은 맞는것같기도 해요.
      마음의 문을 억지로 열고싶지는 않지만
      어른이 되다보면 마음과 상관없이 그 문을 열어야 하기도 하고
      또 때로 누군가를 위해 그 문을 열어야 하는것같아요.
      또...마음의 문을 열지 않더라도...여는 방법을 모르는것과 알고 있는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테죠...
      세상에 가장 어려운것이 사람과 사람간의 일이다보니...
      좀 더 현명하게 지혜롭게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것은 어쩌면 인생의 숙제와같네요...^^

  5. BlogIcon zzip 2010.12.27 11: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크레이프 케이크와 커피 한잔 정말 이 추운 날씨에 행복할 것 같네요.

  6. BlogIcon 클라라 2010.12.27 23: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맛있는 케익과 익숙한 공간에서 오래된 지인과 속깊은 이야기...
    정말 만족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아, 저도 올해가 가기 전에 정리해야 할 인간관계가 있는데 연말이라는 분위기를 빌어 한번 접선을 시도해봐야겠어요.

    • BlogIcon gyul 2010.12.28 01:5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연말은 왠지 묵은이야기를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해주고
      훌훌 털어버리고 새 마음으로 시작할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것같아요.
      좋아하는 남자와 잘 되도록 밀어주는 칭구들처럼요...
      클라라님도 이 연말의 도움을 받아 가볍고 산뜻한 새해를 맞으실수 있기를 바래요~

  7. BlogIcon dung 2010.12.28 23: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여기 항상 노리고 있는데 못가본 그 가게군요. ^^*
    고르신 메뉴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들이에요. 흑흑. 먹고싶어지네요.

    목은 아프셨겠지만, 여러가지로 의미가 깊었던 날이셨겠어요. 2010년 잘 마무리 하시고... 2011년에도 이쁜 포스팅들 보러 종종 들리겠습니다.

    • BlogIcon gyul 2010.12.29 03:5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 마음 깊은곳에 묻어두었던 얘기들을 꺼낼땐 많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이런 연말엔 분위기의 도움을 받아 차분하게 꺼내보곤해요.
      한결 후련하기도 하고 그래요...
      ㅎㅎ dung님도 연말 잘 마무리하시고...
      내년에도 좋은 이웃으로 잘 지낼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추운날씨에 감기도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