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처음으로 커피킹에 원두를 사러가던날...
낮엔 좀 괜찮은것같더니 해가질무렵부터 심하게 추워지고 바람도 많이 분다.
'아무래도 송꾸락에 빵꾸난 장갑이 필요해...' 라며 복슝님에게 와쎕을 보내는동안
내 손은 꽁꽁...





이런날씨에는 마음도 꽁꽁 어는지...
유난히 차가 많은 이날은
신호등을 경찰이 직접 조종하며 차들의 흐름을 정리하는것을 참지 못한 운전자들이 심하게 빵빵거리기 시작했다.
경찰의 신호덕분에 지나가지 못하는건 차들뿐이 아니다.
신호에 따라 길을 건너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그저 평소의 두세배 이상되는 시간을 추위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스트레스에
바로앞에서 심하게 울려대는 차들의 경적소리때문에 귀가 다 아플지경...
결국 어느 차한대가 울려버린 경적은 줄서있던 모든차가 서로 더 크게 빵빵거리게 만들었고
그 스트레스때문인지 모르나 기다리던 사람들은 점점 짜증을 내며
바뀌지 않은 신호와 멈춰서있는 차들 사이를 이리저리 휙휙 마구횡단...
아...우리 모두 안바쁜사람은 없겠지만...그래도 연초부터 너무 조급해 하지 말아요...^^





원두를 사서 집에 돌아가는길에 보니 아파시아나또가 여전히 불이 꺼져있다.
추운날씨에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때문에 테라스에 테이블과 의자가 나와있었고
영업이 끝난 시간에는 차곡차곡 쌓여 정리되어있었는데 아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무래도 문을 닫은건가?
얼마전 동네칭구 클라님도 아파시아나또가 문이 닫혀있단 얘기를 하셨었는데...
아파시아나또는 그 다음날도 불이 꺼진채 문을 열지 않았고
가게안쪽에 테이블들이 거꾸로 포개져있는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영업을 그만하는느낌이 든다.
아...아파시아나또마저...없어지는거야?
지금은 한남동에 이곳저곳 카페며 음식점이며 마구 생겨나고 있지만
내가 이동네에 이사왔을 2003년만해도 그나마 여기(그땐 이름도 아파시아나또가 아니었지만)가
그나마 동네스런 모습을 잘 나타내주는곳이었는데...
너무 유행을 따르지도 않고, 너무 세련되지도 않고, 너무 예민하지 않아 부담없고 좋았던 아파시아나또가 없어진다면...
많이 슬플것같아...
그 낡은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사람들과 얘기했던 시간이...
이제 모두 추억으로만 남게 되는거라면... 정말 많이 슬플것같아...
동네에 커피마실만한곳이라곤 겨우 여기밖에 없던 여름밤...
슬리퍼 끌고 나와 복슝님이랑 커피 한잔씩 마시고 집에 돌아가던 그 시간들 참 좋았었는데...
(없어지는거라면...뭐가 들어올지는 모르지만 근처 다른곳에 비해 위치가 좋고 장소가 넓기때문에
체인점스타일의 카페가 들어올지도 모르겠다만...
요즘 마구마구 생기는 ㅋㅍㅂㄴ 이런거 들어오면 참 슬픈데......)


라떼가 맛있는 한남동 아파시아나또 (cafe appassianato)

가장 한남동스러운곳... 한남동 아파시아나또(cafe appassianato)





아파시아나또가 문을 닫아 조금 심난한 마음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또 나를 심난하게 했던건 여기...
벨루카스테이블 건물 2,3층에 있었던 프라임치과가 얼마전 문을 닫았다.
지난봄부터 복슝님과 같이 다니기 시작했고
늦여름까지 치료받다가 피부때문에 조금 힘들어 쉬고 겨울쯤에 다시 치료를 받아야지 했는데...
얼마전 어느날 갑자기 치과가 문을 닫는다는 문자가 왔다.
다음날쯤 치과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없는번호라며...
그나마 간판은 남아있길래 약간의 기대를 가져봤지만 그나마도 며칠전에 간판마저 내린상황...
어느 병원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요즘같은때에
여러모로 믿음직스럽고 편안하게 치료받을수 있는 병원을 만나게 된건 참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곳이라면 평생 믿고 다닐수 있을것같았는데...





아...안그래도 추운데 아파시아나또에 치과에...싱숭생숭한마음으로 걷는데
길가에 얼마전 엄청나게 내렸던 눈은 아직도 그대로 쌓여있다.
꽤나 높게, 꽤나 넓게...
이 눈도 봄이 채 오기전에 날씨 몇번 따뜻하면 모두 녹아버리겠지...
한남동에선 참 소중하게 여기던곳들이 너무 많이 없어져 내 마음이 아파...





고마웠다고...

아쉬운 마음에 지난 여름 어느 비오던날, 아이폰에 찍어놓은 사진들을 꺼냈다.







폐쇄공포증덕분에 치료시 얼굴에 씌우는 덮개를 덮지 못해 흉측하게 입을 벌리는 내모습을 다 보시느라 고생하시고
뒷통수때문에 똑바로 오래 누워있지 못해 치료 중간 손을 번쩍번쩍 드는 나에게 치료를 멈추고 휴식을 해주시고
기다리는동안 즐거운 얘기로 치료에 대한 부담도 덜어주시고
무엇보다도 꼼꼼하게 치료해주시고 치료후에 걱정도 많이 해주셨던
한남동 프라임치과 선생님, 그리고 스텝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직접 뵙고 인사드렸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고요...
너무 좋은분들이셔서 어디로 옮기셨는지 알수 있다면 다음에 치료를 받아야 할때에 찾아갈텐데...
저희 아직 치료도 남았고, 또 일년에 한번씩 하라는 스케일링은 어떻해요잉...ㅠ.ㅠ
암튼 너무 좋으신 분들이셨어요...
치과는 너무너무 겁나는곳이라 치료를 미루고 미루다가 '아파요 엉엉~~~' 이러고 가게되는곳이지만...
짧은기간이었지만 다니는동안 마음편하고 믿을수 있어 좋았어요.
어디에 계시건, 어떤 환자에게나 저희가 치료받았을때처럼 믿고 의지할수 있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이글은 보실수 없겠지만...
고마웠다고... 치료 끝났을때처럼 배꼽인사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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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랴 2011.01.07 13:5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추억속에만 머물게 되버린 그곳
    많이 아쉬웠겠어요

    좋은글 잘보구 갑니다 ^^

    • BlogIcon gyul 2011.01.08 04: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많이 아쉬워요.
      아쉽다는 말로는 마음이 다 표현되지 않을만큼...
      많은 추억이 있는곳들이 없어지는건 그 추억마저 위태롭게 만드는것같아 속상하기도 하구요...

  2. BlogIcon Trojan 2011.01.07 15:2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가 어렸을 때(70년대 중후반)엔 한남동에 한남체인이란 수퍼가 있었죠. 거기가 아마도 당시 서울에서 미국제 식품을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었던 곳이였을거에요. 지금도 그 마켓이 있는지 궁금해요. 한남동, 요즘 신도시처럼 살기 막 편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굉장히 정감이 넘치는 동네에요.

    • BlogIcon gyul 2011.01.08 04: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한남체인은 작년에 문 닫았어요.
      수입식품이나 재료들을 파는곳으로 유명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haddon에 밀리는듯도 했었고
      아무래도 요즘은 수입식재료를 구하는일이 꽤나 많이 수월해졌다보니 아무래도 장사가 잘 되지 않죠...
      인터넷으로 구입하는경우는 가격도 훨씬 더 저렴하기때문에 유지되는것이 좀 어려워보이긴했지만
      오랜 전통을 가진 그곳마저 없어졌으니...
      참 안타깝습니다.

    • BlogIcon Trojan 2011.01.08 06: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그래도 작년까지는 영업을 했군요. 참 아쉽네요. 말씀대로 요즘 외국 식재료 구하는게 어렵지 않아서 그 입지가 점점 좁아지겠지만 그래도 상징적인 가게였는데 아쉽습니다. 그 당시에는 한남체인 옆에 펍 비슷한 작은 레스토랑도 있었던 기억이 나요. 당시 미8군이나 호텔이 아니면 맛보기 힘든 수제 햄버거도 팔았죠. 아마 주로 주한 미국인들을 상대로 영업했던 곳이라 기억합니다. 이태원이 조금 그런 외국 문화가 유입된 곳이라면 한남동은 좀 고급스러운 외국(미국)문화가 있었던 곳이죠.

    • BlogIcon gyul 2011.01.09 03: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상징적인 역할은 확실히 했었죠.
      그보다 물건이 더 많은 수입상가가 생겨도 한남체인은 대명사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만큼이나 가격이 너무너무 비싸서...
      이미 중간중간에 좀 어려워지긴했어요.
      잘될때의 한남체인만큼 수급이 수월하지도 않았기도 했구요...
      어쨌거나 안타까운일이죠.
      그나저나 한남동의 고급스런 외국문화는 외국사람들때문에 만들어질수도 있지만 역시 고 근처는 한남동중 부촌이라 그럴꺼예요...
      집값이...어마어마해요...

  3. BlogIcon 대포고양이 2011.01.07 17: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헛, 폐소공포증이라니요...
    그럼 엘리베이터도 못타시는?
    현빈이 생각 난...

    • BlogIcon gyul 2011.01.08 04:4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역시 시크릿가든은 남자들도 쑝 가는? ㅎㅎㅎㅎ
      저는 현빈처럼 사고를 당하거나 하지는 않아서 엘리베이터를 못타지는 않지만
      엘리베이터를 탈때마다 느끼는 공포가 꽤 크다보니 옆면에 있는 손잡이를 꽈악!!! 잡고있고 심장이 쿵쾅쿵쾅 난리나요...
      아마 평생 엘리베이터 타고 쭉~ 올라가야 하는 집에는 못살 운명일지도 모르죠...
      그덕분에 1층이나 걸을수 있는 4~5층까지가 저의 한계입니다. ㅠ.ㅠ
      하지만 제가 진짜로 못견디는건 엘리베이터보다 작은 공간이예요.
      숨쉴수 없는 물속이나 치료시 덮었던 덮개, 피부관리실에서 눈과 입까지 막는 팩,
      흥!!! 하고 아무리 삐져도 이불을 머리위로 쓱 덮을수 없어요.
      벽을보고 돌아서있는 벌을 받는것도 잘 못하고 2층침대 아랫칸이든 윗칸이든 다 못자구요...ㅠ.ㅠ
      아마 제가 고냥이였다면...
      전 종이봉지에 들어가지 못할거예요...ㅠ.ㅠ

  4. BlogIcon 클라라 2011.01.08 00:3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파시아나또가 없어지는 건 정말 아쉬워요.
    외국인 사장님이 계시던 시절부터 제겐 추억이 넘넘 많은 곳인데...
    압구정 볶는 커피가 생기면서 좀 힘들어지겠다 생각은 했는데, 1년도 안돼 결국 문을 닫게 되네요.
    꿔흥이 없어질 때 무척 아쉬워했는데, 여긴 더더더더더더 아쉬워요. -.-

    • BlogIcon gyul 2011.01.08 04:4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전 꿔흥은 썩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리 아쉽지는 않았지만...
      아파시아나또는 정말 너무 아쉬워요...
      아직 간판이 붙어있기때문에 그래도 혹시나...하는 기대를 걸어보지만...
      쉽지 않을것만같은....
      버텨주기를 바랬는데...
      마음아파요...ㅠ.ㅠ

  5. BlogIcon 별총총 2011.02.07 13: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앗!
    여기 정말 없어졌나요? ㅠ 지난주에 보고 설 연휴라서 닫은지 알았는데..
    여기 커피 맛있었는데, 가끔 혼자가서 책도 읽고 그랬는데 정말 아쉽네요 ㅠ

    * 식판 구경하러왔다가, 보게되었습니다.
    식판에 반찬 올려놓으신게 보통 센스가 아니시네요 ^^
    잘 보고 갑니다~~

    • BlogIcon gyul 2011.02.07 19:1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지난 12월부터 계속 문이 닫혀있었어요.
      처음엔 저도 며칠 영업을 안하는건줄 알았는데 간판은 아직 달려있지만 이렇게 오래...
      거의 2달정도를 이상태로 있는거보면...
      아무래도 없어지는거같아요...
      저도 여기 느긋하고 참 좋아했는데...
      너무 아쉬워요...

  6. Alice 2011.07.26 10: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나가다 글남겨요.. 한남동 프라임치과 의사선생님 정말 꼼꼼하게 잘 치료해주셨는데 갑자기 없어져서 ㅠㅠ . 지금어디서 진료하고 계실런지 ....

    • BlogIcon gyul 2011.07.27 02:5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그러게요...
      저는 치료를 하다가 마무리 안지은게 있어서...
      이 선생님 어디로 옮기셨는지 알아보고 있는데 잘 모르겠네요...
      여기는 선생님도 좋으시고 스텝분들도 너무 좋으셨는데...
      너무 안타까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