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대게축제는 3월이나 4월에 하지만 우리는 12월에 영덕에 다녀왔었다.
서울에서 영덕으로, 영덕에서 경주로, 경주에서 건천으로, 그리고 다시 서울로 오는 길고 긴 코스를 정해
복쓩님과 정승생님을 모시고 장장 하루만에 빡시게 움직였던 <게먹고 소먹고> 기행.
지난사진을 저장하면서 다시보니 또 먹고싶어 올려본다.




고속도로에서 언제나 제일 아쉬운것은 바로 커피.
장시간 운전하면서 잠좀 깨려고 마시는 커피지만
자판기커피는 입안이 너무 텁텁해지고 원두커피는 커피라기보다 커피맛 보리차의 수준이어서
진한 커피가 필요했었다.
정승생님집에 있던 알레시 모카포트와 버너를 차에 싣고 고속도로 어느 휴게소에서 커피를 끓여 마시기로 했는데
이런! 부탄가스를 놓고와버렸다.
휴게소에 팔까? 나름 위험물질이 될수 있다고 팔지 않으면 어떻하지?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휴게소 편의점에서 가스를 구입할수 있었다.
복쓩님은 한손에 부탄가스를, 한손에는 마른오징어를 사들고 오고 있었고
우리는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 끓여 마셨고 신나게 강구항을 향해 붕붕 달렸다.




몇시간 후 겨우 도착한 강구항.
나름 대게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가며 어디서 게를 살까 고민고민하다 이 아줌마의 강한 포스에 이끌려 구입결정하게 되었다.




우리가 먹기로한것은 네마리의 박달대게와 두마리의 영덕대게
원래 아주머니는 박달대게 네마리에 영덕대게 한마리를 주신다고 했지만 온갖 아양과 애교로 영덕대게 한마리를 더 얻었다.
사람은 세사람. 대략 한사람이 두마리씩 먹으면 되겠군 생각했는데
아마 각자 머릿속으로 '내가 박달대게를 두마리 먹겠소.' 했을라나? ㅎㅎㅎ
대략 가격은 120000원정도 했던것같다.




박달대게는 아주머니가 원래 네마리를 골라주셨지만 좀더 크고 튼실하게 생긴것으로 바꿔달라고 해서
아주머니의 좌판에 있는것중 제일 좋아보이는것으로 고를수 있었다.
팔에 붙이고 있는 초록딱지가 있어야 박달대게라는 말에 딱지도 확인하고...




대략 이제 먹히는구나...하며 체념하는 녀석들...




계산은 식사후 하기로 되어있었고
우리의 대게를 맛있게 쪄줄 가게로 이동한다. 플라스틱 바구니에 대게를 담고 털털털 걸어가는 아주머니를 쭐레쭐레 따라간다.




좌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가게에 도착하고 대게들이 찜통에 들어가기 전.
우리의 대게가 어떤 찜기에 들어가는지, 또 다른사람들의 것과 섞이거나 바뀌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찜통에 들어가는 우리의 대게들...
우리의 맛있는 식사를 위해 장렬히 전사했다.




드디어 맛있게 쪄진 대게가 식탁에 준비되었다.
보통 서울의 대게집들은 게가 쪄지면 아주머니가 직접 먹기 좋게 살을 발라주거나 가위로 잘라주지만
여기서는 내가 직접 다리를 뜯고 잘라먹어야 한다. 뭐 나쁘지 않다.
먹고싶은 다리부터 닭다리 뜯듯 확 잡아 가위로 잘라 먹는데 살은 꽉 차고 달달하니 맛이 좋았다.

대게의 속 상태를 찍었어야 했지만 우리는 정말 미친듯 빠른 속도로 대게를 먹느라 캄웰아를 다시 들이댈 정신이 없었다.
박달대게부터 우선순위로 먹었지만 먹다보니 꼭 박달대게가 아니더라도 그냥 영덕대게도 맛이 좋았다.
이왕 산지까지 갔다면 서울에서 이런 가격에 먹기 힘든 박달대게가 눈에 쏙 들어오긴 하지만
그냥 영덕대게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다며 흡족할만할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한 게딱지비빔밥.
이 맛있는것을 우리는 결국 반정도씩 먹고 너무 배가불러 남기고 말았다.
배가 찢어질정도로 꾹꾹 눌러 먹어보았지만 이 많은 양이 들어가기에는 확실히 역부족이었다.
너무너무 맛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겨야 했던 상황은 지금생각해도 너무너무 눈물겹다. ㅠ.ㅠ




맛있고 배부르게 대게를 먹고 경주로 이동하는길에
바다가 보이는 간이휴게소에서 한번 더 커피를 끓여마셨다.
진하게 마시고 경주에서 조금 노닥거린 후 우리는 맛있는 소고기를 먹어야 하므로...
소화를 돕는 진한커피는 필수다.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강구항




서울에서 강구항까지는 거리에 비해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데
아마도 가는 길이 쭉 뚤린 고속도로로 한번에 가는게 아니어서 그런가보다.
하지만 대략 5시간정도 달려간 그곳에서 먹은 맛있는 대게는 그 오랜시간을 가서 먹을만큼 맛이 좋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물론 자주 갈수는 없겠지만 매년 대게철이 다가올때마다 마음이 웅실웅실거리지 않을까? ^^

자...그럼 이제 소화시키고 부지런히 소고기 먹으러 가쟉!



*우리의 방문은 불만제로 방송 전입니다.
불만제로에 나온 그 재활용되는 딱지가 어느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맛있게 먹고와서 그런 내용을 보면 참 속상하네요.
한순간 조금 더 벌어보겠다고 그런 속임수를 쓰는것보다 오래오래 지역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양심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장사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랜시간을 달려 그곳에 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뭔지 모를 찝찝함이 없도록,
또 다시 그곳에 가고싶다는 마음이 생기도록,
세상은 많이 변했고
거짓말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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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베스페라 2009.05.01 04:3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아.. 대게라.. 사진만 봐도 군침이 넘어가네요..^^
    게장이라던가, 혹은 대게라던가.. 요즘 못 먹어본 지 한참인데..

    요즘은, 길거리에서 트럭을 이끌고 대게 팔러 나오시는 분들도 안보이더라고요.
    눈에만 들어온다면, 당장이라도 먹으러 갈텐데..

    아.. 정말 배가 고달퍼집니다..^^

    입맛 다시게 만드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BlogIcon gyul 2009.05.01 04:4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시간상 많이 출출할 시간인데 제가 너무 곤난하게 해드렸나봐요...^^ 지송지송...
      뭐라도조금 드셔요. 저는 이 새벽에 지금 출출함을 못참고 과식했어요...ㅠ.ㅠ
      암튼 다녀가주셔서 감사합니다.

  2. BlogIcon YjooN 2009.05.01 09:1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고 싶은데 매번 너무 멀다는 핑계로 귀찮아 하고 있어요ㅠ

    그나저나 모카포트를 사려고 하는데 저건 어디껀가요^^?
    ALESSI ? 좋나요 ? 모양과 제질이 좋아보이네요~ 가격은 어떤가요 ? 몇컵짜리예요 ?
    남대문 수입상가 가보니까 비알레띠인가 그게 많이 팔던데..

    • BlogIcon gyul 2009.05.01 15:0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고속도로로 한번에 갈수있다면 괜찮은데 중간에 나가서 국도로 가야되니까 그것때문에 조금 오래걸리긴 했어요. 다음번 대게철에는 한번 도전해보세요 ^^
      모카포트는 제꺼는 아니구요 같이간 일행의 것인데
      알레시는 원래 모카포트뿐 아니라 디자인으로 유명하기떄문에 아주 예쁘죠? ^^
      원래 맛은 비알레띠 브리카로 만드는것이 제일 좋다고 했는데 알루미늄재질로 된것이라서 바로 세척하지 않으면 녹이날수 있어 놀러갈때는 알레시를 가져간것입니다. 가격은 아마 남대문이 다른곳보다 싼편이라고 들었구요...비알레띠도 모카포트가 있긴한데 제가 아마 그건 안먹어봐서 잘 모르겠어요.
      대략 2컵정도 나오는 용량이었던것같아요.

  3. BlogIcon 유키 2009.05.01 10: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우~~ 강구항 바로 땡기는데용~ ㅠ_ㅠ 흑흑..

  4. BlogIcon YjooN 2009.05.01 18:4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인터넷가격보다도 남대문이 싸긴 싸더라구요..
    알레시 라고 하는군요.. 저게 이쁘긴 이쁘네요. ^^

    아 한가만 더 여쭐께요~
    원샷뽑을때는 `잔짜리에다가 하는게 좋다고 하던데 그런가요?
    그러니까 3잔짜리에 한잔만 뽑으면 안좋다고 그러던데(파시는분이..)
    그래서 자주 드시는 분들은 1잔짜리, 3잔짜리, 5잔짜리 다 쓰신다고 설명하던데요
    맞는 말인가요?

    모카포트 물어보면서 대게 다시 보고 침이 고이네요.. 아흑...

    • BlogIcon gyul 2009.05.01 21:4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글쎄요...저게 제꺼가 아니라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구요 (저는 집에서 그냥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먹기때문에...)
      저 알레시의 주인되시는분은 저런 포트들을 여러가지 가지고 계시지만 그렇게까지 따로따로 가지고 계시지는 않았던것같아요.

  5. 노루귀 2009.05.08 23: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강구항의 김가네....
    몇 안되는 직접 배타고 나가 잡아오는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