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단발머리 중학생일때...
하루에도 몇통씩 친구들과 손글씨 편지를 주고받던 그때...
우리반애들은 대부분 외국친구들과 펜팔을 했었다.
뭐...영어울렁증인 나라고 그닥 예외는 아니었지만...
내게 주어진 대여섯개의 주소중...
그저 왠지 한번에 주소가 외워질것같은 친구를 하나 골라 편지를 보냈고...
그 친구와 몇년간 편지를 주고받았다.
서로 사진이나 좋아하던 음악을 보내주었고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엔 카드와 선물을 보내기도 했는데...
아마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전공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좀 바빠져서 그랬는지...
얼레벌레 서로 연락하지 못하게 되었다.
편지의 주소를 가지고 있긴했지만 '아직 여기에 살고있을까? 몇년이 지났으니 나를 잊어버렸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고 그저 그 친구가 보내주었던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연말...

뭔가 나에게도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제는 내려놓아도 될것들은 과감하게 버리고...

그래도 나에게 소중했던... 지금도 나를 웃게할 좋은 기억들만 따로 추리고 추려 보관하기로 했는데...

편지를 다마두던 캐리어의 한켠에...

그 친구의 편지는 여전히 나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얼마전...

뉴스에서 일본지진의 소식을 전해듣게 되었을때 그 주소지의 이름을 듣게 되었다.

사이타마...

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멀지 않은곳이기때문에 문득 그 친구의 집에 피해가 있는건 아닐까

궁금하기도,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달리 연락을 해볼수 있는 방법이 없다보니 그저 별일없겠지... 잘 지내겠지... 라고 생각하던차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페이스북에 그 친구의 이름을 검색해보았고

나는 한번에 프로필사진에 있던 그 친구의 얼굴을 알아볼수 있었다.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조마조마해하며 쪽지를 보냈고

우린 잃어버렸던 그 시간의 끈을 찾게 되었다.





너무 광활해지는 인간관계가 어찌보면 좀 부담스럽기도 해서...
페이스북은 그냥 사용하는 친구들의 성화에 못이겨 대충 발끝만 담그고 있었던건데...
닫으면 안되겠네...^^


Dear Mee...
I'm glad you remember me...
I feel like i'm dre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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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하늘을달려라 2011.03.25 00: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나능 학교다닐때 왜 펜팔그런걸 안해봤지?ㅠㅠ

    • BlogIcon gyul 2011.03.26 04:2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전 친구들이 추천해줘서 시작했는데...
      그때 학교 애들 대부분이 했었던것같아요...^^
      마치 유행처럼...ㅎㅎ

  2. BlogIcon 클라라 2011.03.26 10: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해외에 있는 펜팔 친구 대신...
    전학간 친구랑 오래 편지를 주고 받았던 기억이 나요.
    춘천집 창고 어딘가에 아직 그 편지들 있을텐데...
    담에 춘천 내려가면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 BlogIcon gyul 2011.03.28 00: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편지도 모두 빠짐없이 보관하고 있었어요.
      어렸을때 교회 목사님이주셨던(싸인만 목사님인...) 생일카드부터
      친구들 청첩장까지...
      지난 연말에... 아무래도 관계에 대한 정리가 좀 필요한것같아
      과감하게 정리를 시작했었죠...
      한 절반정도가 줄어들었는데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사람들이더라도...
      소중한 편지들은 오래오래 간직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