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자

from 눈 으 로 하 는 말 2009.03.12 14:47




1월의 어느날 외할머니께서 갑자기 큰 수술을 하시고 중환자실에 계시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름 이 급박한 상황을 언제나 so cool~한 우리엄마는 다급하지않은것처럼 띠리링 문자로 보냈던것이다.
면회시간이 점심과 저녁으로 딱 30분씩 하루에 두번뿐이라 다음날 시간에 늦지 않게 병원에 갔고
그 이후 할머니가 병원에 계시는동안 이틀에 한번꼴로 문병을 갔다.
그러던  어느날 일반병실로 옮겼다는 반가운 소식에 붕붕이타고 냅다 달렸다.
밤새 축구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잤기 때문에 집에서 아메리카노 진하게 한잔 내려서 손에 들고...




외할머니가 중환자실에 계실때는 따로 간병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일반병실로 옮긴 후에는 간병이 필요했다.
아직 어린 꼬맹이들이 있는 이모들은 상황이 허락치 않아
매일밤 병원에서 자면서 외할머니를 보살피는 일은 모두 엄마가 해야했다.
나는 외할머니가 심심하실까봐 여전히 이틀에 한번꼴로 병원에 갔는데
갈때마다 달라지는건 외할머니의 엄청난 회복속도와 병원 침대옆 수납장에 있는 몇권의 책...

엄마가 읽고 반납하려고 놓아둔 것 중에 마침 내가 읽고싶었던 책이 있어서 집에 가져왔다.
책이 나온지는 오래되었지만 항상 다른책에 밀려 읽지 못하고 지나버렸는데 참 다행이다.
이 책을 벌써 몇사람이나 읽었을까...
내 책은 아니지만 조금 더 깨끗하고 소중하게 다뤄주었으면 어땠을까...
한눈에 들어온 이 녀석의 모습이 참 힘들어보였다.
하지만 뭐...좋은내용의 책을 많은 사람이 읽었다면 좋은것이겠지 라는 생각으로 한장한장 내 마음에 담았다.

병원에서 책을 휘리릭 넘겨보며
"이책은 비교적 얇은편에 속하고 유난히 빈공간이 많아 한시간이면 다 읽겠네?" 라는 나의 말에
엄마는 "빈 공간이 채워질만큼 더 많이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이야"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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