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일이 좀 술술 잘 풀려가는듯 좋은 기운이 감돌고 있던 어느날...



내생일날 만든 미역국을 며칠동안 먹으며 몸이 좀 좋아지는가 싶고...

마지막 한조각 남은 케익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오후를 보낼즈음..


갑자기 세탁기가 멈춰버리는 상황...

이유는 알수 없지만 오전까지만해도 잘 돌아가던 세탁기는 어떤 예고도 없이 무작정 서버렸고...

하필 그때가 주말이라...A/S아저씨를 부를수 없어 겨우 월요일까지 버티고 버텨 기사분께서 오셨지만...

부품의 단종으로 더이상 수리가 불가능하시다는 말씀...ㅠ.ㅠ


가전제품은 뭐든 집에 들어오면 10년이 넘도록 쓰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나에게...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은 세탁기군은...

장기이식을 받지 못하면 이대로 운명하실수 밖에 없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은...

너무너무 절망적이었다.


알아보니 세탁기의 경우 부품보유기간은 제품단종후 4년정도 된다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세탁기군은 제품의 출시와 단종, 부품의 단종 모두 최대 9년안에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완젼 이해할수없어...ㅠ.ㅠ

게다가 부품의 일부를 바꾸면 될수 있을지도 모르는것을

전혀 시도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부품 통째로 바꾸어야 한다는말은 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상황..

그렇다면 가지고 있는 모든 제품의 여유분의 부품을 수리와 상관없이

개인이 각자 따로 구입, 재고보유를 해놓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게 무슨 애프터서비스야...ㅠ.ㅠ

(소비자를 봉으로 보고있는건 어느정도 확실한듯...)


게다가 요즘의 가전제품들은 너나할것없이 너무 커지는 덩치덕분에...

무조건 신제품, 새거, 큰거, 비싼거가 짱이라고 해도...

우리처럼 두사람이 딱 쓰기 좋은 중간용량의 세탁기는 거의 나오지도 않기때문에
새것으로 바꾸는것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게 문제라면 문제...

우리는 일단 차분히 이 상황을 생각해보기 위해...
우선은 주말동안 하지 못했던 빨래를 해결하기 위해... 빨래방마실에 나섰다...



하필 세탁기군이 고장나기 직전, 이불과 침대시트를 모두 세탁하려고 걷어둔 상황이라 그대로 방치할수 없었으므로...

한밤의 빨래방은 영화에서 보던대로 하얀 백색가전 세탁기가줄지어 서있고...

그 위에 걸터앉아 노닥노닥할수 있는 그런 모습은 아닌관계로...로맨틱 무드따위는 없었다...

각각 두대의 세탁기에 빨래를 넣어두고 의자에 앉아 책이나 보고 있으려 했지만...

코끝이 따가울만큼 세제냄새가 배어있는 빨래방에 오래 있으려니 머리가 아파서...

결국 차안에 앉아 1시간을 기다려 세탁, 건조과정을 거친후 귀가...


그리고 다음날...

세탁기군을 살려내기 위한 조취는...거의 취해진것이 없다는 우리 두사람의 판단에 따라...

우리는 직접!!! 세탁기군을 살려내기로 하고...

다시한번 세탁기군을 뜯었다!!!




사실... 세탁기 구입후, 금새 망가져버린 스위치를 고치려고 A/S를 요청했을때...
집에 방문하셔서 수리를 해주시던 기사분께서 세탁기를 제대로 뜯지도 않고 드라이버로 후벼파버리는 통에
말도안되게 찍히고 긁혀 만신창이가 된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 간단한 스위치교체수리는 복슝님이 모두 해결해주었기때문에...
이번에도 기사분께서 오시기 전에 환부를 열어 대충의 사태파악은 해두었드랬다...
요번에 문제가 생겼을때에도 우리는 그저 스위치를 교체하면 되는거라고 생각했지만...
문제가 되는 스위치를 모두 교체해보아도 전혀 작동이 되지 않았고
스위치의 문제가 아니라면 원인이 될만한 녀석이 딱 하나 있다길래 A/S기사분께 여쭤보니
기사님 역시 그부분이 문제라는 진단을 해주셨지만
전체의 부품을 교체하는것 이외의 다른 수리는 해주실수 없다고 하셨기때문에
우리는 직접  그 부품을 구해 교체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얼른 전파소년, 전파소녀모드로 변신!!!
불꽃검색으로 부품을 알아보고 구하는데 몰입!!!
(아....이과정은 정말 너무 힘들었어...ㅠ.ㅠ)



하루종일 돌아다닌끝에 얼레벌레 겨우겨우 손에 넣게된 두가지종류의 부품...
징그런 벌레같이 생긴 요녀석들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용도로 세탁기 디스플레이판넬에 사용된다.
우선 첫번째로 의심이 되는 오른쪽 녀석을 먼저 교체했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혹시나 해서 서브로 구해둔 왼쪽녀석도 교체해봤지만...
소용없었다...ㅠ.ㅠ
하지만 첫날 복슝님이 스위치 몇개를 새로 바꾸어 달때 작동되지 않던 버튼 몇개가 작동이 되었기때문에
아쉬운마음에 여기저기 다른부분을 모두 확인해보았지만...
결국 세탁기군은 살아나지 못했다...

안될만한 문제나 이유가 하나도 없는상황이라고 하시면서도...
다른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써보지 않은채 부품의 교환, 아니면 그저 새제품 구입이 대안이라는 그 말에...
메롱 한번 날려주고 보란듯이 세탁기군을 살려내주고싶었는데...
결국 우리는 우리가 할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해보았으니...
이제 그만 내려놓자고 하고...
우리의  시작과 함께했던 세탁기군에게 안녕을 말했다.



세탁기군, 안녕~

내가 처음 세탁기군 너를 만날때...
다른 정신산만하게 생긴 세탁기들속에있는 너에게...
'참 단정하고 얌전하게 생겼구나...' 하며 한번에 마음속으로 찜!!!했었드랬는데...
이렇게 빨리 헤어질줄 몰랐네...
그동안 우리집에서 힘든 빨래 열심히 해주어서 곰아와...
살림이 좀 익숙한 사람이었으면 더 많이 아껴주고 예뻐해주었을텐데...
나는 그런건 잘 모르고 그저 힘든일은 다 너에게 시키고 나몰라라 하고 살아왔나보다...
양말 몇개 손으로 쫙~ 비틀어 짜보니까... 손이 후덜덜한것이...
너는 참 힘들었겠구나... 싶어...
아침에 아저씨들이 데려갈때 나 쿨쿨 자고있느라 인사 못해서 미안...
복슝님이 대신 인사해줬으니까... 괜찮지?
그동안 고마웠어... 잊지않을께...

* 새 세탁기를 들여놓아야 해서 이것저것 검색해보고 직접 가서 구경도해봤지만...
이것저것 덕지덕지 정신없게 생기고 나를 잡아먹을만큼 큰 못싱긴 세탁기들을 보고나니...
하루만에 더더욱 그립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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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도플파란 2011.04.18 05:3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렇지요...ㅠ 전기제품이 좀 오래가면 좋겠는데...ㅋㅋ
    어떤 분은 그러시더군요.. 독일 라이카 카메라가.. 일본기업에 넘어간 것은.. 바로 고장이 안나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고요...뭐... 그런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지멘스제품 한번 써봤는데.. 장난이 아닌듯.. 벌써.. 5전 독일에 있을때.. 지금은..
    그냥 기숙사 빨래방을 이용합니다..ㅜㅜ

    • BlogIcon gyul 2011.04.21 05:0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지멘스...좋죠...
      가격의 압붹만 없다면야...ㅠ.ㅠ
      가격도 가격이지만 중형크기의 제품은 아예 만들지도 않는게 문제예요...ㅠ.ㅠ

  2. BlogIcon 클라라 2011.04.18 08: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약간 비슷한 경험이...
    2003년 트롬 7.2kg 세탁기를 샀었는데, 2006년 3년만에 고장이 나서 A/S를 불렀더니 부품비가 엄청 나게 나와서 그냥 고치려다 포기 ;;
    트롬세탁기의 경우 세탁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고친다고 해서 비슷한 고장이 계속 날 수 있다고 해서요...
    결국 그냥 일반 통돌이 세탁기로 바꾸고 말았다는...
    전자제품 저희 엄마는 20년씩 쓰시고도 거뜬 없으셨는데...
    전자제품 너무 좋은 거 살필요 없이 적당한 거 쓰다, 바꿔줘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 BlogIcon gyul 2011.04.21 05:1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정말요? 하긴...저도 세탁기 사고나서 한 2~3년후에 세탁기고칠때 좀 비용이 들어갔었어서...
      그 이후부턴 직접 열고 간단한 수리는 복슝님에게 해달라고 했었어요...
      수리오시는 분들 사실 좀 믿음직스럽지 않아서...
      그나저나 통돌이도 세척력때문에 구입하고싶긴한데
      장마철에 너무 빨래가 안말라서 건조기능의 도움을 받아야 하다보니 어쩔수 없이 다시 건조기능포함된 드럼을 고르고 있어요...ㅠ.ㅠ
      하지만 다 너무 큰 용량밖에 없어서 여태 새걸 못사고 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