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KTX...

from 바 람 먹 기 2011. 4. 29. 04:28

울산에 다녀와야 할일이 생겼다.
보통 지방에 갈일이 생기면 겸사겸사 근처 어디라도 하루이틀쯤 놀다오는데
이번엔 일정이 좀 애매해서...
그냥 하루만에 다녀와야 했기때문에 붕붕이를 데리고 갈지 KTX를 타고 갈지 고민고민...
짧은팔 꾸부리기 신공으로 띵크띵크...ㅎㅎ
운전하는시간이 좀 오래걸리고 피곤하거나 졸리면 대안이 없다는게 문제지만...
그래도 나는 붕붕이가 편하고...
하지만 요즘 수직상승하는 기름값덕분에 붕붕이를 데려가려니... 얘가 너무 많이 먹어...
열시간 가까이 운전하는동안 복슝님이 좀 심심하기도 할까봐서...
고민고민끝에 KTX를 타보기로 했다...
안그래도 복슝님이 너무 타보고싶어하길래...^^



서울->울산


처음타보는 KTX티켓은 아이폰 어플로 예약...
할인좌석은 이미 다 빠진상태여서 겨우 어플로 되는 할인 1000원...



집에서 여유있게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빠듯하게 시간이 남았네...

110번타고 삼각지에서 갈아타기 신공발휘...

우리가 좋아하는 149네...^^

재빠른 걸음은 브리트니의 'Big Fat Bass'를 들으며...

우린 둘다 이어폰같은건 없으니까... 그냥 길에서 크으게~~~

그래봐야 MP3로 듣는게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ㅎㅎ

마침 오전의 한가한시간이라 그런지 길에 사람이 많지 않아 다행이었지...




서울역 도착...

이 KTX역사는 처음가보는구나...

이 중앙차로에 내려보는것도 처음...

내리자 마자 짜증이 빡!!!! 뭘 이렇게 왔다리갔다리하게 만들어놨어...

어느새 우리는 출구를 찾아 헤매는 햄스터마냥 이리저리 왔다갔다..

몇개의 길을 건너느라 에너지가 쭉~ 빠져버렸다...ㅠ.ㅠ




우워~~~ 특별히 멋있거나 분위기가 좋은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차를 타보는건...아마 최근 10년안에는 처음있는일인것같아...

마지막으로 기차를 탄게 언젠지 생각도 안나는걸...

전혀 비슷하진 않지만 혹시 여기 어딘가에 호그와트로 가는 9와3/4번 승강장이 있지 않을까 두리번두리번...




헉!!! 여기서 두번째 짜증이 빡!!!

내가 앉은자리는 동반석 바로 뒷자리...

이미 아침부터 동반석에서 불고기도시락 까먹는냄새 작렬에...

저멀리 어딘가에서는 아침부터 프라이드 치킁도...

게다가 내자리에서 볼수 있는 창문은 이게 전부...

딱 요맹큼이 전부...

그것도 고개를 90도나 돌려야 볼수 있기때문에 목디스크가 걱정되었고...

폐소공포증을 비롯한 각종 공포증보유자인 나에게는 너무 견디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ㅠ.ㅠ

앞자리 꼬마는 햇빛때문에 눈부시다며 그나마도 있던 커튼을 모조리 끌어가 앞쪽 창문을 모두 막아버렸고...

입석까지 꽉찬상황이라 마치 아주 작은 상자에 들어와있는듯 답답...

출발한지 5분만에 멀미나고ㅠ.ㅠ

대전쯤 지나서였나? 복슝님이 물려준 오렝쥐쥬스 물고 그나마 조금 진정했다.




얼레벌레 도착한 울산역...

남쪽이라 따뜻할줄알았지만... 꽤 튭다튜워...




시간이 애매해 끼니도 제대로 못챙겨먹고...
겨우 쌀국수 한그릇으로 허기를 달래고...(왜 쌀국수집에 고수 없는거야요...ㅠ.ㅠ)
다시또 정신없이 일을 좀 보다가...
겨우겨우 대충대충 정리하고 울산역으로 돌아오려다가 거의 눈앞에서 리무진버스를 놓치는 상황...
길에서 한시간을 허비한끝에 초치기로 언양불고기 맛이나 좀 보고 다시 9시간만에 울산역 도착...



울산 -> 서울

자...이제 집에 가야지...



커피한잔 들고 승강장에 올라오니...

아직 시간여유가 있구나...

아침엔 정신없어 꺼내지도 못한 캄웰아 꺼내서 기념으로 사진찍어두고...




우리도 오랜만에 기뇸으로 사진한장씩...^^




하필 우리자리는 아침에 탔던거의 반대쪽으로 똑같은자리...

동반석 뒷자리...

하지만 갈때와 달리 올때는 고개를 45도정도만 돌려서 창밖이 보인다.

물론 깜깜한 밤이라 밖이 보이지는 않지만...

신기하게도 어차피 잘 보이지 않아도 아침보다 훨씬 편안한다고 느껴지는건...

기분탓인거야?




커피를 한잔씩 들고 타긴했지만..

나는야 불고기냄새 풀풀 풍기는 뇨쟈...^^




'오늘 불고기는 내가 쏜다!!!' 하고 복슝님에게 불고기도 사주고 꼬히도 사주고...

배는 부르지만 기차여행의 꽃, 간식카트에서 복슝님이 호두과자 사준다고 했으니까 나는 계속 입구만 쳐다보고
카트밀고오는 언니만 기다리는거지...
대구를 지나자 마자 빛의속도로 달려오는 간식카트언니...



간식카트는 카드결재도 가능함...^^




오~~~ 이 호두과자는 그닥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괜찮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코코호도보다는 못하지만 붕붕이타고 다니며 천안휴게소에서 먹었던 호두과자보다는 훨씬 튼실하다...

덕분에 정신없이 까먹고 까먹고 또까먹고...

그..그...그...그런데......




분명 너의 이름 '천안명물 호두과자'이건만...

왜 너의 태생이 천안이 아니라 서울, 그것도 우리 '용산구'란말이냐!!!

그럼 이게 어찌 '천안명물 호두과자'란말이야... '용산구명물 호두과자' 라고 해야지!!!

ㅋㅋㅋㅋㅋ


암튼 오랜만에, KTX로는 처음으로 탔던 기차여행은...

불편한순간도 있었지만 복슝님이랑 얘기도 더 많이 할수 있고 같이간식도 까먹을수 있고...

밥먹으며 약간의 드링킹도 해줄수 있고...

졸리면 잠도 잘수 있었으니...

꼭 나쁘다고만할수는 없네...^^




그르지마요...


사실 내가 기차를 싫어하게 된건... 내가 아주 어렸을때 기차안에서 있었던 일때문이다...

엄마와 함께 탔던 기차에서 입석손님들이 내가 조그만 어린아이였다는 이유로...
의자에 같이 앉자고 꼬드기거나 내 팔걸이에 커다란 궁뎅이를 들이밀기까지...
내가 양갱을 싫어하게 된것도 바로 그때부터...
어떤 군인아저씨가 그 팔걸이에 좀 앉아보겠다며 나에게 연양갱을 마구 들이밀고...
그래서 기차가 싫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어쩔수 없이 다른사람들과 부딪힐수에 없긴하지만
여전히 그런기억들때문에 사람들이 가까이오는게 너무 싫은...

남들은 모두 앉아서 갈때... 서서 가려니 힘들긴하겠지...
통로가 넓은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우리는 제값을주고 자리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고 탄건데도...
입석손님들때문에 너무 불편하게 가야하는건 조금 이해할수 없었다...
물론 이번엔 내가 통로쪽이 아니라 나는 괜찮았지만
통로쪽에 앉은 복슝님옆에 어떤 아저씨는 계속 의자를 잡고 계시는 바람에
극장에서 누군가 의자를 발로 계속 툭툭차는것처럼 신경이 쓰였고
한 여자손님은 거의 우리 자리쪽으로 몸을 들이밀지를 않나...
심지어 나중엔 갑자기 그 통로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서 자는 바람에
통로쪽으로 발을 뻗은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슝님은 다리를 편하게 두지도 못했다...

공간이 없으니 어쩔수 없긴하지만 그 기차에는 어린 아이들도 많이 타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화장실에 갈때마다 바닥에 앉아 있는 여자분은 매우 귀찮다는듯 비켜주고 간식카트도 꽤 불편하게 지나갔었다.
바닥에 앉는것은 본인의 자유일지 모르나
분명 공공질서를 잘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학교에서 배웠던 아이들에게는
참 옳지 못한 행동의 어른으로 보였을것만같다...
서있기 힘들만큼 몸이 불편해보이지도 않았고
대전쯤에서 자리가 많이 생겨서 빈 자리에 얼른 앉을수 있었던것같은데...
나도 전날예매가 된걸보면 티켓이 없지는 않았던것같은데...
그렇게 힘들면 바닥에 신문지 깔고 궁상스럽게 가지 마시고 그냥 좌석있는 티켓 사시지...
그 큐빅 머리핀 하나 살돈이면 될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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