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너무 무섭게 쑥쑥 올라오는 초고층아파트들덕분에
이제 10층쯤은 그닥 고층도 아니지만...
불과 한 십년전쯤? 만해도 오래된 10층정도의 아파트들이 참 많았다.
그정도만 되어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쳐다봐야 꼭대기를 볼수 있었는데...
내가 태어나자마자 기억안나던 그 시기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딱 한번 빼고는 전부 1층에 살았던 나에게(그나마 그 딱 한번도 2층이구나...) 이런 높은곳은
늘 무서움의 대상...
멋진 야경을 볼수 있거나 저 멀리까지 내다볼수는 있지만...
늘 무서워 아래를 내력다볼수 없었다.
내가 유난히 겁이 많아서그럴수도 있고...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지만...
10층 아파트보다 더 높고 손에 닿을수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는건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는 유일하게 1층이 아니었던 2층집에 살던 시절에도...
부엌창문너머를 내려다보거나 베란다 끝에 달라붙어 마당을 내려다보는일은 너무 힘들었으니까...



선배언니가 살고 있는 오래된 13층짜리 아파트...

여긴 내가 아주 어렸을때도 있었던것같다.

초등학교때는 이쪽에 칭구가 없었지만 중학교때에는 이쪽에 칭구들이 몇 살고 있었으니까...

옛날식 버튼을 누르고 무서우니 손잡이를 꾹 잡고 기다리면...

12층과 13층 사이에서 내릴수 있다.

대여섯층짜리 계단을 내려온 여기는 12층...




복도식아파트에 대한 추억이 있다.
방배동에서 함께 살다가...엄마압빠가 분가를 하시면서 양재동으로 이사가신 외할머니는
이모들과 이런 복도식아파트 8층에 사셨다.
이사를 가시고 첫번째 방문할때에는 퇴근하는 이모와 함께갔었는데
그때만해도 방배동과 양재동이 참 멀게만 느껴졌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걸어가다가 눈앞에 마주친 10층짜리 아파트는...
완...젼...공...포...
내가 살아본 가장 높은곳이 2층이기도 했지만 내가 살아봤던 제일 높은 건물높이 역시 2층,
63빌딩이나 백화점엔 가봤지만 내 생활권에서 가장 높은건물은 5층건물인 우리 학교...
지금과 달리 반에서 제일 키가 큰 어린이였던 나였지만 그때의 첫 기억은
만화에서 밤이면 찢어진 눈에 불을 켜고 뒤뚱거리며 움직이는 검은색 건물과 같았다. ㅎㅎ

여기처럼 층과 층 사이에 서는 엘리베이터는 아니었지만
엘리베이터를 내려 코너를 돌아 첫번짼가 두번짼가가 외할머니집이었는데
현관문을 열고 내려다보면 바로 놀이터가 보이기때문에 우리는 안심하고 놀이터에서 놀수 있었고
할머니댁에서 하루자고 돌아오는길에 이미 지나간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가 타고 내려오는것과
그냥 계단으로 내려오는것중 무엇이 더 빠를까 궁금해 옵빠와 내기를 하기도 했었고
우리가 집에 갈때면 할머니는 늘 우리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이 복도 난간에서 내려다보시며 손을 흔들어주셨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무서웠던건 바로 여기...

이부분을 뭐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땐 내가 너무 어려서 여기로 발이라도 빠지면 바로 떨어져버릴것같았기때문에...

그때나 지금이나 이 근처에서는 가장 멀찍히 떨어져서 지나가고한다.


최근 몇년전에 양재동에 일이 있어서 들렀을때 보니 그 아파트는 아직도 그대로 있었다.

여기저기 불쑥불쑥 새로 올라가는 건물들에 끼어 결국 그곳도 어느순간 사라지고 없어지겠지만...
적어도 많은 추억이 담긴곳이 너무 짧은순간에 없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집이라는곳이 그저 살고 있는공간이 아니라 대단하지는 않아도
나와 우리 가족의 역사가 쓰여지는곳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너무 소중한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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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보리쭈 2011.06.17 20: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렸을때 복도식 아파트는 3층에 살았는데 같은 동에 친구가 10층이라서 올라갔는데
    그곳에서 다리가 마비 되듯이 딱 굳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후달후달 ^^
    저만의 경험이 아니였네요

    • BlogIcon gyul 2011.06.18 02: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높은곳을 제일 무서워하는 저에게...
      놀이공원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 3개를 뽑으라면...
      그중에 관람차가 있을거예요...
      그런 이유로...저는 평생 런던아이를 타볼수없겠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