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냥고

from 동 네 친 구 미 융 2012.07.05 05:19

한 한시간반전쯤?

냥고가 아가들을 데리고 밥을 먹으러 왔다...

늘 깊은 새벽이면 배고픈 아가들을 데리고 사람들 눈을 피해 밥을 먹으러 오는 냥고...

밥그릇이 비어있자 물그릇의 물을 할쨕할쨕 거리는 까망꼬맹이의 소리에 밖을 확인하고

얼른 나가 밥그릇에 사료를 채워주고 맛나게 먹으란 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오늘의 밥먹는 순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까망꼬맹이와 모래, 그리고 냥고의 순...

겁많은 모래가 창문여는소리에 도망갔다오자 냥고가 데리고 한 밥그릇에 두 머리를 넣어 사료를 먹다가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에 모래가 후다닥 도망갔고..

아직 배가 덜 채워진 냥고는 조금 더 밥을 먹었다...

밥먹는곳이 살짝은 비를 피할수 있는 공간이라 냥고는 일단 밥을 좀 더 먹을수 있었는데

갑자기 빗소리가 세지고 정신없이 쏟아지기 시작...

내다보았을때냥고가 없기에 집에 돌아갔나보다 했는데 조금후에 평소와 다른 냥고의 냐옹냐옹소리가 들린다...

나가볼수 없을만큼 비가오고 바닥은 이미 빗물로 찰랑찰랑한정도인데...

소리가 가까운곳에서 나기에 큰맘먹고 큰 우산을 쓰고 나갔지만

나간지 한 10초만에? 머리빼고 등이며 다리며 쫄딱 젖었고 

겨우겨우 몸을 숙여 자동차 아래를 살펴보니 거기에 냥고가 쪼그리고 앉아있다...

냥고가 사는 어느 지하실까지 사람에겐 멀지 않지만 냥고에겐 이 빗속에 그대로 달려가기 너무 멀었는지

자동차 아래에 몸을 숨긴 냥고는 맞는 비는 피했지만 바닥이 이미 빗물천지라...

빗물위에 앉아 고스란히 젖어있었다...

냥고는 아직 내가 불러도 다가오거나 하지 않다보니...

'이리 나와... 집에 가쟈...' 하고 불러도 냥고는 미동도 하지 않고...

어쩔수 없이 한참을 불러보다 집에 들어왔다...


아직 냥고는 나를 보면 경계하고 내 말을 잘 따르거나 하지는 않으니
다음부터 냥고가 밥을 먹을때쯤 빗방울이 떨어지면...
놀래켜서라도 밥 그만먹게하고 얼른 집에 가라고 보내버려야겠다...

참... 냥고 남편은 그래도 참 좋은녀석인지...
비가 많이오는동안 냥고가 돌아오지 않자 냐옹냐옹거리며 냥고를 찾아다녔고
비가 살짝 젖어들때쯤, 비를 피하느라 에너지를 쏟은 냥고를 데리고 마저 남은 밥을 먹었다...
근처의 차 아래를 다 살펴보았지만 새끼들이 보이지 않은걸로보아...
녀석들은 집으로 잘 피했겠지?
이제 장마철의 걱정은 빨래가 잘 마르느냐 안마르느냐, 비에 옷이젖느냐 안젖느냐가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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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정말... 2012.07.06 05: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냥고 남편 제 이상형이에요 자상한 남자ㅠㅠ
    도림천은 범람해서 대피령이 내렸다는데, 한남동 쪽은 괜찮은가요?
    신촌 쪽에 나가봐야 하는데 걱정이네요 홍대 또 잠겼을까봐...

    • BlogIcon gyul 2012.07.07 20: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한남동에 사는동안 한남오거리가 잠겻던적은 작년이 처음이었던것같은데...
      그 전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지대라 낮은편이 아니라서 여기는 큰 피해는 없는듯해요...
      상습 침수지역들이 모두 괜찮은지 모르겟네요...
      그나저나 냥고남편은... 꽤 의리있는 친구에 자상한 압빠인것같아요...
      남자중에 남자입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