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고가족

from 동 네 친 구 미 융 2012. 7. 13. 05:12

냥고의 가족은 하루에 3~4번정도 식사를 하러온다...

내가 아침에 깨어있는경우라면 새벽 6~8시사이에 한번

점심시간인 12시~2시사이에 한번

저녁시간인 오후 6~8시에 한번

그리고 야식먹으러 새벽 2~3시쯤 또 한번...


안전하다생각되는경우는 처음부터 두 아가들을 데리고 오지만

요즘은 냥고의 밥그릇을 노리는 다른 길냥이때문에 혼자 먼저와서 안전한지 살피고

약간의 식사를 한후 아가들을 불러 식사를 하게 한다...

그리고 냥고와 아가들이 주변에서 놀다 집으로 돌아갈즈음...

그제서야 냥고의 남편이 와서 남은것으로 식사를 한다...

누가 가르쳐준것도 아닌데...
참 계획적인 생활을 하는 가족이구나...
그덕분에 전혀 계획적이지 않은 생활을 하는 내가 길들여지고있어...
얘네들에게... ㅋㅋ
한참 잠을 자다가도 '어? 와있나?' 싶어 밖을 내다보면 어김없이 목빼고 기다리고 있는...
깊은잠 3단계에 빠진 나를 자동적으로 깨우는 텔레파시의 능력자들...







능력자 1. 냥고


눈이 예쁜 냥고...

얼굴의 숯검뎅이 매력포인트인 냥고...

가느다랗고 얌전한 천상 여자다운 목소리의 냥고...

불러도 대답없고, 아무리 인사를 건네도 쌩~ 모른척 고개를 돌리는 냥고...

그게 더 매력적인 냥고..

요즘 냥고는 사료를 열심히 먹으면서 전보다 조금 살이 붙었다...

워낙에 불쌍해보일만큼 홀쭉하게 말라있었는데 이젠 빈곤해보이지는 않아...

처음엔 하나도 남김없이 혼자 싹싹 다 먹어치우던 녀석이

이제는 무조건 사료를 조금 먹다 남기고 온식구들을 다 데리고 와서 먹이느라 바쁘다...

냥고의 밥을 챙겨주기시작한 초창기에...

늘 와서 혼자 밥을 싹싹 다 먹던녀석이 왜 남기나... 이유를 몰라 궁금해했하며

먹은자리와 그릇을 바로바로 치우곤했는데...

남긴것은 가족들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였던것...

언니가 너의 깊은뜻을 몰라주고 싹 치워버려서 미안했어...

(알고보니 냥고는... 조금씩 자주먹는식습관을 가진듯)


그나저나... 다리는 요즘 처음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완전히 편해지지는 않은듯...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컨디션이 늘 좋지 않아서인지...

전보다 예민하고 겁도 더 많아졌으며 경계의 눈빛에선 정말 레이저가 나올것만같다...

녀석을 자극하지 않기위해 최대한 노력하고있다...







능력자 2. 냥고남편


역시 남자의 로망은 핑크...

ㅎㅎ 내가 좋아하는 베이비핑크색 코가 귀염귀염한 냥고남편...

그런 냥고남편은 아마도 이동네 짱을 잡순듯...

늦은밤 골목 한복판에서 '이동네 내꺼!!! 이 길 내꺼!!!' 하며 널부러져있는모습을 자주 볼수 있는데

사실 냥고남편은 지나다니는 사람들보다 동네의 다른 길냥이들에 대한 경계가 심하다...

깊은밤 앙칼진 목소리로 쩌렁쩌렁하게 싸워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을 가끔 목격하곤하는데
대부분 가족의 안전을 위한 싸움으로 보이는경우가 많다.
평소엔 냥고가 아가들을 데리고다니는동안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다가
다들 밥을 먹고 가면 잠시 후 나타나 남은밥을 먹고가는데
최근 냥고의 다리가 불편한동안은 가급적 냥고를 직접 데리고 와서
냥고가 밥을 먹는동안 보초를 서주곤한다.



냥고부부의 즐거운 한때...






능력자 3. 꼬맹


냥고의 다섯 아가들중 한마리는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다른 두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어딘가 더 좋은곳에 있을거라 생각하고...

이제 남은녀석은 둘...

그중 꼬맹이는 분명 소년일것이다...

사람이 없는 캄웰아에만보면 꼭 와서 킁킁거리며 원샷을 받곤하는 꼬맹이는

겁도 있지만 그만큼 배짱이 좋다...

압빠닮았는지 처음 보았을때 보자마자 집까지 혼자 도망가는 모래에 비해

꼬맹이는 아이컨텍에 레이져까지 쏠줄아는 대담한녀석...

식탐이 좀 있어서인지 늘 모래보다 먼저 밥을 먹어야 직성이 풀리지만

냥고가 다리가 아파 아가들이 냥고없이 밥을 먹으러 오던 어느날...

의젓한 꼬맹이는 평소와 달리 모래에게 먼저 밥을 먹게하고

늘 냥고가 앉아있던 자리에 똑같이 앉아 주변을 살펴주기도 했다...







능력자 4. 모래


겁이 많고 소심한 모래...

뭔지도 모르고 소리만 나면 그냥 무조건 집까지 한방에달려가는 모래...

모래는 처음에 소년인줄알았는데 점점 자라며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딱 소녀인듯...

밥을 먹을때 먼저 달려와도 늘 꼬맹이에게 순서를 빼앗기는 모래는

꼬맹이가 없을때에도 늘 쭈뼛쭈뼛하는통에 냥고는 꼭 먼저 밥을 먹는모습을 보여주고

모래가 다가와 안심하고 밥을 먹을수 있도록 보살펴주었다...

하지만 소심한 모래가 대범해지는순간은 놀이시간...

평소 혼자 돌을 굴리며 노는것을 좋아하는 모래를 위해 고양이장난감코너에서 쥐잡기놀이를 하나 샀는데

모래는 이제 그 장난감에 달린 종소리를 들으면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쥐를 잡을수만 있다면

일곱번 넘어져도 여덟번 일어날줄아는 포기를 모르는 모래...

그덕분에 모래와 놀면... 내가 더 먼저 지친다...





며칠전, 비가그치고 아침이 되자 다같이 식사를 하러 모인 냥고가족...

모래는 압빠를 따라, 꼬맹이는 엄마를 따라 네식구 모두가 한번에 움직이는경우는 자주있는일이 아니지만

최근 냥고의 상태때문인지 간혹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시간엔 이렇게 다같이 움직이는경우를

가끔 볼수 있는데 이것은 매우 특이한경우...


서로에게 힘이되는 진짜 가족의 모습을 냥고와 냥고의 가족에게서 배운다...

이렇게 보고있는것만으로도 이 작고 귀여운 녀석들이 내 마음을 보살펴주는듯...

요즘 나에게 이녀석들은 가장 좋은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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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머 2012.07.13 13: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보초 서준다니ㅠㅠ 이거 제대로 염장 아닌가요?
    문자 그대로 사람보다 낫잖아요 아 부러워 아 배아파!ㅋㅋ
    꼬맹이 하는 게 꼭 아빠를 닮은 모양이군요.
    애들이 많이 자랐는데, 모래는 정말 소녀인지 눈이 몽글몽글하네요 아직도:D

    • BlogIcon gyul 2012.07.14 02: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냥고남편의 이름을 따로 지어주지 않은건...
      냥고남편은 정말 그야말로 냥고의 남편으로써 가장 충실한 역할을 하는 의리있는 좋은 친구이자 가족인 녀석이기때문이예요...
      사람보다 낫다는말...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런녀석입니다...
      이 가족을 예쁘게 바라보고 돌봐주어야 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겨요...^^

  2. BlogIcon 토닥s 2012.07.13 17:2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부부의 한 때'가 너무 좋아요. :)

  3. BlogIcon 징징 2012.07.13 22: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냥고 참 작고 말랐네요.
    그래도 많이 좋아진거라고 하니, 앞으로 귤님 덕분에 더 좋아질 것 같아요.
    냥고 남편은 우리동네 얼큰이 닮았네요.

    아이들 밥을 챙겨준다는 것은 참으로 마음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어요.
    날씨가 너무 춥거나 너무 덥거나 또 어젯밤처럼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면,
    이젠 장마철 빨래보다 동네 고양이들이 더 걱정되고 신경쓰이더라구요.

    그래도 분명한 것은 참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귤님 홧팅! 냥고네 가족도 홧팅! :D

    • BlogIcon gyul 2012.07.14 03:1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이제 곧 냥고의 아가들이 냥고만해질것같아요...
      처음엔 늘 배와 등이 쪅 달라붙어있는듯 말라가지고
      허겁지겁 정신없이 밥을 먹는걸 보고 걱정많이했는데
      이제 어느새 식사속도도 전보다 조금 느려지고 적당히 살이 올라 보기 좋은 상태가 되어가고 있는것같아요...
      원래 살이 많이 찌는 체질은 아니어보이지만 아무래도 다섯아가들(이제는 둘이 되었지만)을 먹이다보니 냥고는 체력적으로 굉장히 약해져있는듯했거든요...

      그나저나 징징님처럼 저도 올 장마가 시작되면서 비가오는 시원하고 잠 잘오는 밤이
      이젠 이녀석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한 밤으로 변해버렸어요...
      아직 고양이들의 습성이나 대하는 방법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분명한것은 징징님말씀대로
      저역시 매일 주는 사료 이상의 더 많은 무언가를 늘 제가 받고 많은것을 배운다는거예요...
      앞으로도 냥고가족이 건강하게 잘 지낼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려고 합니다... 간혹 제가 잘 모르는것이 있을때 징징님께 자문을 구해도 되겠죠? ㅎㅎ
      징징님이 계셔서 메종드상도의 바깥 아이들은 분명 행복할거예요... 저역시 징징님과 남옥희님, 메종드상도 사남매, 그리고 바깥 아이들을 늘 응원할께요... 뽜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