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용산으로 영화보려고 갔더니 근처를 아주 싹 밀었네...
이전에 왔을때
현선이네 떡볶이가 다른곳으로 가게를 얻었다는 안내를 본적이 있었기때문에
이제 포장마차는 없어졌나보다 생각했다...
복슝님이 여기 떡볶이 맛있다고 좋아했었기때문에
우리는 영화 티켓을 사고 근처 매장을 찾아가볼까 했었는데
길을 건너려 신호등앞에서 기다리고 있을때
복슝님이 잠시 안쪽을 살펴보고는 손짓을 했다...
잉? 하고 돌아본곳에는 포장마차들이 남아있었다...



노점들은 새 천막아래에 이렇게 한데 모여있고 이 주변은 모두 한창 공사중...

반갑긴한데 뭔가 좀 그르네...



현선이네 떡볶이 안매운맛...

맛은 그대론거같고... 떡은 양념이 살포시 배어들었는데 어묵은 넣은지 얼마 안되었나보다...

그나저나 새 천막으로 옮기고 나서는 주변이 조금은 정리되서 그런지 전에 비해 앉아서 먹기는 훨씬 낫다...

(그전에는 자리를 잘못잡으면 음식쓰레기통에서 나는 냄새때문에 먹기가 좀... 그랬....)

매장은 매장대로 운영한다고 했고 여기 노점들은 당분간은 이대로 계속 영업을 하는가보다...

가게들은 장사가 잘되건 안되건간에 자리를 옮기거나 확장하게 되면 그 맛이 변한다...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고급요리가 아니더라도, 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래 버텨주었으면 좋겠다...

완전히 이 노점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새로 오픈한 가게에는 가지 않으려고 한다...



용산역 건너편 노점 현선이네떡볶이





떡볶이를 먹는데 테이블사이로 아가고양이 한마리가 샤샤샥 달린다...

여기서 키우는녀석인가?

금새 숨어버려서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복슝님은 아주 작은 아가녀석이라고 했다...

떡볶이를 다 먹고 나오는데 길건너 공사장을 가로질러가는 한 녀석이 보인다...

엄마고양이인지 주변을 살펴보면서 서성대는게 아마도 아가를 찾고있는듯...

순간 얼마전에 봤던 다큐가 생각났다...

철거촌에 남은 고양이들... 도망가지도 않고 그냥 남아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고양이들...

이녀석도 그런 고양이중 하나일까?

순간 마음이 좀 짠해져서 한참을 바라봤다...
넌 여기서 얼마나 버틸수 있을것같니...?


이동네...

좀 무서운(-.-;)곳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역 앞에서 오래 장사하시던 분들도 많을텐데 다 어디로 갔을까...
용산참사의 현장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일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이곳을 지날때는 좀 먹먹하다...

낡고 허름한것보단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이 당연히 좋긴하지만
낡고 오래된 만큼 추억도 많고 시간이 지나 그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 될텐데...
반드시 좋은것만이 역사로 기록되는것은 아니니만큼
오래된 무언가를 없애버리는일은 그리 쉽고 간단한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정리를 할때 보기싫은것, 지저분한것, 나쁜것은 그냥 버리면 되는것이지만
때로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전부가 되고 삶이 되고 희망이 되는것일수 있다면 그렇게쉽게 결정할수 있을까?
남자친구와 처음 같이 보았던 영화티켓,
침범벅으로 얼룩진 첫아이의 배넷저고리,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넌 우리 멈멍이의 털빗,
누구나 이런것들이 있을땐 상자속에 서랍속에 고이 보관해두고 때로 꺼내보며 추억을 떠올리지만
그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면 버려야할 과거가 되고
내아이의 것이 아니라면 사실 더럽고 위생적이지 못한것이며
필요없어진, 사용하지 않을물건이라면 짐만되는것...
나에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것이 되지만
나에관한 그 의미가 없어지는 순간, 또는 나 아닌 다른사람에게 그것은 전혀 쓸모없는것이 되기도 한다...
빨강불 가게를 쳐다보기 좀 그랬고
지저분해보이는 그 가게에 들어가기도 좀 그랬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조금 그랬지만... 그곳의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다른의미가 있는, 버텨야할 다른 의미가 있었을텐데
크고 멋있는 새 건물이 들어서는것을 바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러기위해 누군가의 전부를 빼앗아가는것이 당연한거라고 생각할수는 없는것같다...
정리는 쓰던것, 오래된것을 무조건 버려야만 가능한것은 아니다...
버릴것도 있겠지만 엉켜있던것을 풀고 제자리를 정해주는것,
방치되어있던것을 관리해주는것,
망가져있던것을 수리해주는것,
그래서 오래된것도 새것도 서로 잘 어울릴수 있게 해주는것...
옷하나를 살때도 집에 있는 다른옷과 잘 어울릴수 있는지를 고려하는데
몇십년, 몇백년, 또 몇천년을 이어가야 할 거리의 모습이...
우리가 사는 공간의 모습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생각...
(설마 하는게 이거야?) 흠......

아.... 떡볶이 한그릇 먹고...
나는 또 너무 진지해졌구나...





'떡 볶 이 원 정 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수역 떡볶이노점  (5) 2012.10.07
대학로 88떡볶이  (6) 2012.10.01
용산 현선이네떡볶이  (20) 2012.08.31
숙대입구 달볶이  (2) 2012.08.25
서교동 길모퉁이 칠리차차  (4) 2012.07.04
신촌 새우왕 : 즉석왕새우튀김, 국물떡볶이  (6) 2012.05.10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핀☆ 2012.08.31 07:4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떡볶이를 좋아하시는 군요. 예전에 4대강 사업이 시작될 때쯤 어떤 사람이 이런 질문을 하는 걸 봤어요.
    "내가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건데, 진흙 잔뜩 있는 땅보다 타일 깔고 깨끗해지는 게 더 나은 거 아닌가요?"
    이런 멍청한... 이라고 욕하고 싶었지만, 정말 순수하게 모르는 거 같아서 넘어갔습니다. 자연=지저분함, 시멘트=깨끗함이라는 개념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무식하면 그런 발상이 떠오를까요? 아마 MB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나 봐요. 이러다 한 몇백년 지나면, 나라 전체가 실내 쇼핑몰이 될 거 같아요.

  2. BlogIcon mintimel 2012.08.31 15: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시간대가 시간대 다 보니 완전...ㅋㅋ

  3. BlogIcon 데일리님 2012.08.31 22:4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용산에서 일하다보니 가끔 먹는데 너무 매워서 먹기 힘들때도 있지만 저기만큼 맛난데도 없죠^^
    블로그를 우연히 들리게되었는데 이 글을 보니 내일 사먹고싶어지네요ㅜㅜ

  4. BlogIcon 토닥s 2012.09.01 02: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또 떡볶이. 봐도봐도 먹고 싶네요. :P

  5. BlogIcon 데일리님 2012.09.02 18: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크 떡볶이가 땡기는 주말이군요ㅜㅜ하지만 현선이네는 너무 머니까 평일에 먹기로..
    근데 현선이네가 퀵서비스도 해주는거 아시나요? 요즘은 그 근처 직장인들이 퀵으로 시켜먹더라구요 ㅋㅋㅋ

    • BlogIcon gyul 2012.09.03 22:5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근처에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는곳은 참 부럽부럽입니다...
      저희동네는... 고담이에요 고담...ㅠ.ㅠ

  6. BlogIcon 데일리님 2012.09.04 01: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뭐 회사나 그렇죠 ㅋㅋ 아 떡볶이 하나로 리플 잘 주고받네요 ㅋㅋㅋ

  7. BlogIcon 데일리님 2012.09.04 21:0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떡볶이로 대동단결이라능 ㅋㅋㅋ

  8. BlogIcon 진짜남자이야기 2012.12.04 18:4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제 집에가다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사먹는데 어찌나 맛이 없던지요 ㅜ 여긴 어딘지 정말 맛나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