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om 눈 으 로 하 는 말 2014. 5. 2. 02:55

4월의 마지막날...
광화문에 가는길에 시청광장에 들렀다.
서울시에서 공식분향소를 시청광장에 준비했다는 뉴스를 전날인가 전전날인가에 봤었는데...
사람이 많을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정말 많았다...
사진에 보인게 아마도 대략... 1/3정도?
이대로 줄이 다시 유턴해서 시청앞까지 구불구불...



기다리는 시간보다는 이날 나의 복장이 영 조문할 복장이 되지 못해서...

마음이 더 중요한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예의가 있지...

멀리서나마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너무 많은 희생자가 있어서그렇기도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더욱 안타까워하는걸 보면

사람들도 그동안 참 많이 힘든것을 꾹꾹 눌러 참아온것같다...

어이없게 이런 말도 안되는 사고를 당한 사람들도 안타깝지만

사고후 지금까지 시간이 흐른동안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이 사고를 이렇게 만든사람들은

뻔뻔하게도 아무렇지 않아하는데 전혀 상관없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은

모두 울고 있다...

그것도 너무 미안해하며 그런 마음조차 사치라고 여기고 있다...


사실 세월호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많은분들은 어찌보면 운이없었던것이기도하다...
이와같은 어이없는일들이 비단 해운업계에만 있을리가 없잖아...
나라가 이모냥인데...
꼭 이 일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또는 우리 모두 예상치 못한 말도안되는 인재의 사고를 겪을수 있다는것이
이번사고를보며 더욱 깊이 느껴지고 어떠한일이 생겨도 우리나라는 나를 지켜줄리 없다는것을
더욱 확실히 깨닫고 있다... 지켜주기보단, 그저 모른척하겠지...
지금 그나마 내가 할수 있는것이 함께 기도하고 모든 사람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때까지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는것뿐이라는게 그저 미안하고 미안할뿐...

게다가 평소에 만약 내가 그런일을 겪게 된다면
나역시 누군가를 위해 도와주고 희생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은하지만
막상 그때 나는 과연 그렇게 정의로울수 있을까, 용감할수 있을까, 희생할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겁나고 두려운순간 어쩌면 주저할것같기도 하다는 창피한 마음을 스스로에게 고백해보기도 했다...

그만큼 너무 큰 두려움과 공포를 겪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저 마음이 아플뿐이다...
단체로 여행을 가던 학생들이 많아 그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있긴하지만
뉴스에서 본것처럼 졸지에 일가족이 모두 사고를 당한분들도 계시고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만큼의 어린 나이에 사고를 당했거나 부모 없이 홀로 살아남은 아이들도 있다...
꽃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너무 많아 자신의 가족을 잃은 슬픔을 내비치지도 못하는 분들은
또다른 피해자이기도 하다...
나이가 적거나 많은것과 상관없이 모든 생명이 소중하기에 누가 더안타깝고 누가 덜안타까운것이 없으니
모든사람이 공평하게 이 슬픔을 이겨낼수 있도록 더 세심한 배려와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큰돈을 기부해주시는 분들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법으로 도와주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저 어느 단체에 알아서 해주겠지 하기엔 그 집행이 꽤 더딘것으로 알고있고
그중엔 미덥지 못한 단체들도 있다...
당장 그분들은 생활도 문제지만, 감정적으로 너무 힘든상황이기때문에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판단하는일이
너무도 힘들고 고될수 있으므로 이런 부분을 잘 해결해줄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특히 사고희생자가 단지 학생뿐이 아니므로 이 모든 상황을 다 체크하며 사고수습이 끝날때까지 정리해줄
법률대리인이나 전담의료진도 당연히 필요하지 않을까?  
이미 사고와 동시에 모든것이 정지된 희생자가족들의 생활은 또다른 큰 피해를 입고 있으므로
언론도 상대해야하고, 공무원도 종류별로 다 상대해야하고, 나쁜말을 하는 사람들도 상대해야하고,
주판알튕기는 사람들도 상대해야하고 그와중에 매일 울며 왔다갔다 자식들을 기다려야하고...
그걸 그저 몇몇 가족대표가 맡기엔...
너무 힘들고 큰 일이며 때로 잘못된 결정으로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을수도 있으니...
이런 사람들을 그저 자원봉사자만으로 해결하는것은 분명 부족한 부분이 많을테니 말이다...
그저 이거저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 슬픔을 충분히 견뎌낼만큼 단단해질때까지
손발이 되어 도와주는 사람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제대로 된 기부는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끝까지 지켜보는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무언가를 주는것에 의미를 두기보단 받을사람에게 정말 필요한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보고
그 고민의 결과를 만들어주는것이 더 중요한것같다...
나야 뭐 그정도로 큰 액수를 기부할 형편은 되지 못하지만 여기저기서 큰 액수의 금액들이 왔다갔다 하는데
정작 체육관 매트에서 벌써 보름넘도록 살고계시는 분들을 보니
더 마음이 아프다...

가라앉은 배 안에 남은 사람들이 가족에게 돌아오는것이 이 사고 수습의 끝이 아니다...
처벌해야할 모든사람을 다 처벌하고 다시는 그런일이 생기지 않을 여러가지 조취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오랜 시간동안 잘 유지되는지 확인해야만 이 사고는 일단락될것이므로
그저 한두달안에 수습이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나비효과는 그래서 무섭다...
이번엔 우리가 나비떼가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그냥 자동인주라 찍으면 찍히니 아무데나 찍어...'라는 마음으로 투표하지말자...
누군가가 잘못찍어, 대책없이 찍어 만든 이 결과를... 제발좀 기억하자...
그 잘못찍은 동그라미 하나가 이번 사고의 나비효과였다고 해도 난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나비들...
제발 부끄러운줄 알길...



어쩌다 이런일이... 이제 믿을만한 뉴스가 jtbc뿐이라니...
이번 사고로 많은 기자들이 고생이 많은데 그중 단연 최고봉은 서복현기자...
모든 다른 기자들은 한 5~6일쯤? 있다가 서울로 올라왔다가 다시 가거나 약간 상황이 바뀌는것같은데
낮에도 밤에도, 사고 이후 계속 배만타는 서복현기자가 많이 안스럽다..
뉴스가 절대 웃긴상황이 아닌데... 서복현기자를 연결하는 매일 낮과 밤의 순간은
미안하지만 너무 웃겨...
박대기기자는 눈사람
서복현기자는 뱃사람
누군가의 고생에 웃어서 미안해요...

암튼 서복현기자는 그저께까지 배타고 어제부터는 김관기자가 배타던데...
김관기자도 밤되면 망가지겠구나 했는데 아까보니 멀쩡하다...
서복현기자는 아마도 매일 배멀미를 했나보다...^^


4월 끝...

탄신달이 끝났다...
힘들고 복잡하고 우울했던 탄신달이 끝났다...
사고와 상관없이 올해의 탄신달은 유난히 그랬고
언제나 나를 위로하고 응원해주던 복슝님의 기분도 특히 더 그랬다...
그러던차에 일어난 큰 사고에 그냥 빨리 이 시간들이 지나갔으면 했다...
누군가 보건 안보건 블로그에 일기처럼 글을 쓰는일도 점점 즐겁지 않았고
여전히 아무일없는 듯 다른사람들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새글도 별로 읽고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모두에게 잔인했던 2014년 4월이 가고 이제 5월이 왔다...
깊이 가라앉은 마음을 꺼내기위해 길게 숨 들이쉬고 천천히 내뱉으며 올라가기로 한다...
더 내려갈곳이 없으면 올라가는방법뿐이니...
찬 바다 아래 거기 남아있는 모든 사람들도 꼭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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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토닥s 2014.05.03 08: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람들이 일상을 산다고 이 일을 잊은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무 아픈 것이라서 되려 한 걸음 물러닌 것일지도요. 저도 평소보다 뉴스늠 많이 봤지만 피해자 사연은 의식적으로 멀리했습니다.

    다만 이번 일을 통해서 사람들이 칼 하나 마음에 품었으면 합니다. 이 지긋지긋한 그리고 부끄러운 한국을 끊어버릴 수 있도록요.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한국이 되기 위해서요.

    • BlogIcon gyul 2014.05.05 04: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하루종일 이런 이슈를 접하고 있는것이 좋지는 않다고 의사선생님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해서 그저 내일이 아니라며 모르는척 외면하는것이
      자칫 언젠가 다시 이런 말도 안되는일이 일어날때 나를 피해자로 만들수도 있고
      더 큰 문제는 직접적이 아니더라도 내가 가해자가 될수도 있을만큼의 무거운 문제라는것을
      모두가 인지해야한다는 생각이예요.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들이 까도 까도 또 나오는것을 보면
      정말 무섭기까지 합니다...
      암튼... 말씀하신대로 정말 칼을 품어야 해요... 적어도 우리 다음세대에게 이런 상황을 그대로 물려줄수는 없으니까요...
      부끄럽지 않은 한국보단,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는게 우선인것같아요...
      선장이나 선원의 잘못은 당연하고, 그 사후의 문제들을 전혀 처리하지 않는 모든 사람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해요...
      물에 잠긴 사람들을 꺼내는일에 책임을 피하려는 노력의 반에 반만큼이라도 좀 해줬으면 지금의 결과는 그래도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화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