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더라...
어둠이 슬금슬금 내려앉는 저녁
복쓩님과 약속이 있어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던길...
내 앞에서 천천히 걸어가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커플을 보게 되었다.
두분이 두손을 꼭 잡고 걷는건 아니었지만
똑같이 뒷짐을 지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하늘도 나무도 쳐다보며 웃는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마도 저 두분은
서로를 제일 사랑하는 부부일것이고
누구보다 오래된 친구일것이고
힘들때 제일먼저 손을 내밀 가족일것이고
끝까지 함께 싸울 동지일것이고
마음이 착착 들어맞는 콤비일것이다.

두분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했찌만
두분의 마음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을것만같은...
내가 알지 못하던 두분의 시간이 조용히 내 마음에도 느껴지는것만 같았다.

이날은 사실 우리의 기념일이었는데
저 두분의 모습이 마치 나에게 주는 선물같아서
약속에 살짝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질러 빠른걸음으로 걸어가지 못하고 끝까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뒤에서 걸었다.


나도 언젠가 나이가 들어 머리는 하얗게 변하고 얼굴에는 주름이 생기겠지만
사진속의 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습처럼
말하지 않아도 우리의 믿음과 신뢰, 그리고 사랑이 표현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그때까지 꼭 함께해요~^^


(할아버지 할머니, 누구신지 모르지만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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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이미슈 2009.07.14 03: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떤 친구녀석이 해준 말인데..
    여행사을 다니는 녀석이니 해외로 출장이 잦을때니깐
    미국 어딘가서 술마시고 바닷가로 가는데 거의 어두컴컴한 해변가에서 남녀가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더래요.
    그래서 취기에 주변 친구들하고 야유를 해줬는데 가까이 가보니 두 노부부가 자기들쪽을 보면서 손을 흔들어주더니 다시 키스에 집중하시더라네요.
    그걸 보면서..조금은 문화적인 충격? 부러움? 모 이런걸 느꼈다네요..^^

    • BlogIcon gyul 2009.07.14 03:2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우리나라 사람들이 조금만 더 마음을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감추고 참기만하는것이 미덕이 아니잖아요.^^

    • BlogIcon 아이미슈 2009.07.14 03:2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복슝님하고나...잘..ㅎ
      그때도 그친구랑 우리세대땐 좀 힘들지 않겠나..다음세대 10년 20년후쯤 이런얘기했었어요..ㅋ

    • BlogIcon 검도쉐프 2009.07.14 03:4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내가 예전에 호주 친구들하고 이야기 나누다가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했데요. 나이든 노부부가 다정히 걷고 애정표현하는 게 부럽다....라고 했더니, 그렇게 열정적인 애정표현의 경우에는 황혼재혼일 확률이 높다고 하더래요. 서양사람들이라고 해도 오래 산 부부는 열정적인 사랑보다는 잔잔한 사랑만 남는 것 같다고.. ^^ 보이는 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는..

      밤이라 말이 꼬이네요. 자야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후다닥 도망갑니다. ^^

      두분은 행복하시란 말씀이예요. 절대 안티 건거 아니랍니다. ^___^

    • BlogIcon gyul 2009.07.14 04: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
      그럴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표현에 너무 인색하잖아요. 열정적인 사랑이건 잔잔한 사랑이건 그것이 재혼이건 아니건 그저 현재의 시점에 충실한것이 제일 좋은것같아요.
      늘 떠나간 후에는 기회가 있었을떄 표현해주지 못한것에 대한 후회를 하니까요.
      애정행각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마음이 제일 중요하겠지요.
      저는 끝까지 그 마음을 잘 지키고 싶네요.^^

  2. BlogIcon 로이스 2009.07.14 11:2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예전에 그런 생각 한적이 있었어요.
    참 보기 좋아서,,, 참 행복해 보여서.
    저도 언젠가는^^...

    • BlogIcon gyul 2009.07.14 14:4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저런 뒷모습을 가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조금씩 조금씩 우리도 모르게 만들어지고있지 않을까요?

  3. BlogIcon 소마즈 2009.07.15 12:5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손꼭잡고 붙어다니는 젊은것들만 부러운줄 알았는데
    같은 포즈로 같은 곳을 행해 걸어가는
    노년의 사랑이 이렇게 부러울 줄 몰랐어요..
    두분 뒷모습만 봐도 너무 행복해 보여요
    이렇게 은은하게 늙어갔으면...

  4. BlogIcon ♥LovelyJeony 2009.07.18 22:5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어제 그런 커플을 봤어요.
    비가 오는데, 할아버지가 우산을 들고 할머니는 팔짱을 끼시곤,
    강냉이같은걸 연신 할아버지 한입- 할머니 한입-
    이렇게 넣어주시며 걸어가시는데..ㅎ

    우리엄마아빠도?
    음..나도 언젠가는..그런생각에 괜히 흐뭇하고 참..기분이 좋았었습니다.ㅎ

    • BlogIcon gyul 2009.07.18 23:1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 저는 믿고 있어요.
      진짜 행복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라는것...
      삶이 편리해지고 부족한것없이 풍요롭게 사는것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사람과의 마음의 교감같은게 없다면 아마 진정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게 아닐까...
      조금씩 그렇게 살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