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의 귀여운 소녀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내 사촌동생 7호다.
어제 막내이모에게 부탁할것도 있고 사촌동생들 방학 끝나기 전에 얼굴도 볼겸해서 복쓩님과 이모집에 놀러갔다.
전날 통화하면서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고 하길래 집앞에서 전화를 걸어 같이 아이스크림을 고르러 가자고 나오라고 했더니
잠시후 뭔가 작은 상자 하나를 들고 나온다.




상자안에 있던것은 귀여운 기니피그한마리.
마트 다녀올때마다 팔고 있는것을 구경만 했었지 이렇게 실제로 보게된것은 처음이었다.
우리가 오기 전날 마트에서 구입했는데 나에게 빨리 보여주고싶어서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
평소에 징글징글하게 생긴 벌레를 좋아하고(거미 빼고)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 소녀는
이 작고 귀여운 녀석이 마음에 들었는지 하루종일 예뻐해주느라 바빴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어린소녀는 나에게 이녀석 목욕시키는것을 함께 해달라고 했다.
너무 더러워 목욕을 시켜야하기보다는 아마도 깨끗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나보다.
하루만에 갑자기 바뀐 환경탓에 기니피그가 놀랄까봐 나와 이모는 며칠 더 지나고 목욕을 시키자고 했지만
소녀는 꼭 오늘 목욕을 시켜야 한다고 했고 나는 함께 목욕을 시켜주는 대신 기니피그가 너무 놀라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만 살짝 끼얹는것만 하기로 소녀와 약속을 하고 목욕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예상한대로 기니피그는 많이 놀란듯 목욕을 하려는 내내 계속 변을 보며 안절부절했고
그모습에 소녀도 조금 놀란것같았다.
나는 대충 물을 닦아주고 기니피그를 상자에 다시 넣어주었다.




한참을 진정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던 녀석은 조금 진정이 되자 목이 탔는지 물통을 씹어먹을 기새로 물을 마셔댔고
우리는 그 이후 녀석을 잠시 쉬도록 놔두고 다른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귀여운 기니피그와 놀고싶었던 소녀는 잠시후 다시 기니피그를 데리고와
안아주기도 하고 쓰다듬어주기도 하면서 나름의 방법으로 예뻐해주고있었다.
편찮으신 할머니가 집에 계시기 때문에 방학동안 특별히 어딜 놀러가지 못해 많이 심심했던 소녀에게
기니피그는 너무도 반가운 친구였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아이들처럼 어린 소녀역시 이녀석을 너무 예뻐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며 하루종일 손에서 놓지 못했다.
그도 그럴만한게 이 기니피그가 집에 온지 겨우 하루밖에 안되었으니 얼마나 함께 놀고싶을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사랑한다면 누구보다 멀리서 지켜볼줄도 알아야 한다는것을 아직 소녀는 모르고 있었다.




언젠가 내가 소녀만큼 어렸을때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 나비가 있었다.
사람으로 치면 영희정도 될만한 흔한이름의 나비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우리집에서 함께 지냈고 시간이 흘러 어느 추운 겨울날 엄마가 되었다.
집 지하실에 예쁜 새끼고양이 다섯마리를 낳았는데
나와 옵빠는 예쁜 새끼고양이를 구경도 할겸, 나비에게 축하도 해줄겸 지하실에 고양이를 보러 갔었도
그 다음날도 새끼를 보러 내려갔었다.
나비가 예민하기 때문에 하루에 딱 한번만 보는것으로 엄마와 약속했기 때문에
나와 옵빠는 그 딱 한번 가서 보는동안 다섯마리 모두 한번씩 안아주고 예뻐해주었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세번째날...
우리는 어김없이 지하실에 내려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나비는 어디갔는지 온데간데 없고 다섯마리의 새끼고양이들은 모두 죽어있었다.
꺅 소리를 지르는 우리의 목소리에 얼른 내려온 엄마는 얼른 우리를 집으로 올려보내고 나중에 얘기해주었다.
새끼고양이들에게서 우리의 냄새가많이 날수록 예민해진 나비는 새끼를 빼앗길까봐 모두 물어 죽인다는것이다.
결국 그 새끼고양이들은 우리때문에 죽었고
그 이후 나비는 충격이 컸는지 집을 뛰쳐나가버렸다.




아이들이 자랄때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것은 분명 좋은 영향을 준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일수록 그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대신 지켜야 할 약속과 책임에 대해 잘 알려주어야 할것이다.
함께 지내고 자라면서 인간과 동물이라는 구분선은 어느새 모호해지고 한 가족이 되는것이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보호해주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보다는 함께 놀아줄 친구정도로 생각될것이기 때문에
좋은 친구이면서도 오래도록 함께 할수 있는 가족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알려주어야 할것이다.




어린날에 생기는 호기심은 생각보다 행동이 우선시 되지만
한살한살 나이를 먹으면서 생기는 호기심은 행동보다는 생각을 우선시하게 되는것같다.

아직 살아가면서 필요한 많은 책임과 의무, 규칙과 방법을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먼저 그 시간을 지나간 어른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것이다.
하지만 그 도움은 힘든 아이를 업고 대신걷는것이 아니라 힘든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것이어야 하기때문에
이런 경우에도 소녀가 어느정도 자라고 난 후 동물을 키우도록 하는것이 아니라
어릴수록 자기보다 더 작고 약한 동물, 또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하나씩 자연스럽게 알려주는것이 아닐까?
예쁘고 사랑스러울때는  데리고 놀아주지만 그저 자유롭게 돌아다닐수 있도록 놓아주기도 해야하고
배설물의 뒷처리 방법을 알려주는등
좋을때만 내친구가 아닌 모든 시간 나의 친구가 되는 방법을 하나씩 가르쳐주어야 할것이다.

어쨌거나 어린소녀와 기니피그의 우정이 오래오래 계속되길...
오래오래 좋은 친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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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Tyrant 2009.08.18 13:4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서 저희집 아빠는 사랑해서, 저 멀리 햄스터를 밖에 내다놓나요? ㅠㅠ (농담입니다; ㅋㅋ)

    아, 저는 정글리안 햄스터 한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미워죽겠다고 냄새난다고 녀석을 멋대로 밖에 내다버렸더라구요ㅠㅠ
    아빠 그런식으로 화풀이 하지마.
    애가 더위 먹고 힘들어하잖아! ㅠㅠ

    • BlogIcon gyul 2009.08.18 14: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이런...그건 좀 너무하셨던듯...
      아이들에게도 동물을 대하는데 있어 주의가 필요하지만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일거예요.
      작은동물이지만 소중한 생명이기때문에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나저나 햄스터는 어떻게 지내나요?
      다른동물들도 마찬가지지만 햄스터는 특히나 스트레스에 조심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2. BlogIcon 아이미슈 2009.08.18 16: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좋은 추억이 있으시군요..
    맞아요..지켜만 볼줄 아는것도..

    • BlogIcon gyul 2009.08.19 01: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어린나이의 저에게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었어요.
      암튼 아이들도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이해할수 있을거예요.

  3. 2009.08.18 22:4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BlogIcon 찐찐 2009.08.19 09: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기니피그는 어쩐지 토끼같기도 하고 ㅎㅎㅎ
    저도 어릴때 키우던 강아지랑 같이 논다고
    공중으로 던져서 받고 그랬던 무개념의 초절정 시기가 있었지요...;;;
    그래서 갸가 집을 나갔나 싶기도 하구....T_T
    정말이지 어린 시절 반려동물과 함께 하려면 어른들이 많이 지켜봐주어야 할 것 같아요.

    • BlogIcon gyul 2009.08.19 14:4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허거덕!!!어렸을떄부터 공중부양에 관심이많으셨으니...
      조만간 텔레포트는 확실히 되겠네요. ㅎㅎㅎ
      저는 어렸을때...다섯살때던가? 저는 잘 기억 안나는데
      저희옵빠 말로는
      제가 가위를 가지고 놀다가 강아지 눈을 찔러 다치게 했다더군요. ㅠ.ㅠ
      그 이후로 계속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ㅠ.ㅠ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것은 분명 장점이 많으니 주변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도와주면 좋겠죠? ㅎㅎㅎㅎ

  5. BlogIcon ♥LovelyJeony 2009.08.19 16: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희 보호소에도 버려진 기니피그 4마리가 있습니다.
    어찌나 예민한지..요놈들이 물주려고 손만 넣으면 물려고..ㅠㅠ
    지금은 아직도 살아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포천의 여름은 정말 힘들게 덥거든요. 안가본지 오래되놔서..;;;;

    사랑하는 법도, 지켜주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이나 동물들이나..돌봐주고 가르쳐줘야 하니까효.
    사촌동생 7호님이 너무나 귀여우시네요.^^

    • BlogIcon gyul 2009.08.19 17:0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우선 임시로 햄스터우리에 넣어두었는데 조금 익숙해지니까 금방 뛰어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더라구요.
      아마도 어두운 구석을 찾아다니는것같은데...
      지금처럼 더운 여름에는 많이 힘들겠네요.
      제 사촌동생말로는 더운데 있으면 안된다는 주의사항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별일없는지 연락해봐야겠어요.^^

  6. BlogIcon 블루맹샌즈 2009.08.20 04: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촌동생이 남자아이일거라고 짐작했는데 어린 숙녀였군요.ㅎㅎ
    좋을때만 친구가 아닌 모든 시간 친구가 될줄 알아야 한다는 말 공감합니다.
    사촌동생와 기니피그 오래오래 함게하길 바래요.^^

    • BlogIcon gyul 2009.08.20 19:4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평소에 벌레도 동물도 겁없이 다 좋아하는 녀석이라
      그 좋은 호기심때문에 기니피그가 힘들지 않으려나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너무 예뻐해주니까 마음이 전해지겠죠? ㅎㅎ
      산찌 소식도 가끔 전해주세요.^^

  7. BlogIcon 다크초코코 2009.08.20 10: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고양이 이야기는 너무 슬퍼요.
    정말 동물들 알면 알수록 신기한것 같아요.
    저희 집에 오는 모든 동물들도 정말 사랑해줘야지 맘이 편할것 같아요.
    거북이는 그 이후로 나타나지 않지만 (제가 괴롭혔던건 아닌지...)
    요즘은 밖에 사는 고양이가 자꾸 오길래 고양이 밥을 매일같이 주고 있어요.
    그랬더니 와서 비벼대고 놀고 싶어 하고 그러더라고요.
    처음에는 경계하더니 그렇게 많이 변하더군요.

    • BlogIcon gyul 2009.08.20 19:4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러게요. 그 이후에도 집근처에서 나비를 가끔 보긴 했지만
      그일 이후로는 경계하는것같았어요. ㅠ.ㅠ
      하지만 동물들에게도 진심으로 대하면 그 마음이 전해지겠죠?
      고양이 밥 주실때 물도 꼭 챙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