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에 태어난 우리 엄마.
언제나 무더위가 끝물 기승을 부릴때쯤되면 엄마의 생일이 찾아온다.
가끔 날씨가 너무 더워 집에서 뭘 해먹기도 좀 힘들때가 있어 가끔은 밖에서 기념식사를 하지만
밖에서 뭘 먹어도 언제나 집밥이 제일 좋다는 엄마의 취향에 맞추어 간단한것으로만 준비해
엄마생일 기념 저녁식사를 했다.

(어른의 생일에는 생신이라고 높여 말해야 한다는것에 대해 뭐라 하시는분 안계셨으면....
생신이라고 해야 맞지만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가 상하 수직관계이기보다는 수평적인 친구같은 관계가 되어야한다는게 나이 생각.
중요한것은 단어가 아니라 마음. 생신이라고 하면 왠지 엄마가 더 나이들어보여서...난 싫다.
어쨌거나 나는 오늘 유치찬란하게 나혼자 일어서서 힘껏 박수를 치며 생일축하 노래까지 불렀다규....ㅎㅎ)




요즘 엄마집에 계시는 외할머니가 지난번 어버이날에 이어 오늘도 우리집에 방문해주셨다.
오늘은 엄마의 생일이니까 엄마에게는 축하를...
더운 여름, 엄마를 낳느라 생고생하셨을 할머니에게는 감사를 전하는 마음으로
할머니가 드시기에 좋을 메뉴들로 골랐고
메뉴의 종류는 최대한 줄여 만드는사람도 먹는사람도 부담이 없도록 했다.
주먹밥, 짭쪼롬한 닭찜, 냉우동샐러드 그리고 생일에 빠지지 않는 미역국.
(안그래도 날씨 더워서 그런지 본인의 생일 미역국을 끓이기 번거로웠는지
엄마는 오늘 미역국 안끓여먹었다고 한다. 내 이럴줄 알았지...ㅎㅎ)



조물조물 주먹밥



언제나 가족모임때 보면 다른 주 메뉴들을 먹느라 정작 밥은 늘 찬밥대우...
그래서 가급적 밥 역시 한가지의 메뉴로 만드는것이 나의 메뉴구성의 법칙이랄까?
주메뉴에 밥이 좀 필요하기때문에 그나마 가장 개성이 적은 주먹밥으로..




주먹밥은 보기에는 양이 적어보이지만 두세개만 먹어도 꽤 든든하기때문에 참 좋다.
너무 크면 먹기 불편하기때문에 번거롭더라도 한입크기로 만드는것이 중요.
주먹밥을 만들땐 밥알 사이사이에 공기가 들어가도록 해야 뻑뻑함없이 맛있게 먹을수 있다.
젓가락으로 살짝 벌렸을떄 펼쳐질수 있을정도로만 모양을 잡아야 한다.



짭쪼롬한 닭찜



짭쪼롬한맛의 닭찜.
간장과 마른고추를 넣어 만드는 양념으로 짭쪼롬한 맛속에 칼칼한 매콤한 맛이 들어있는 이 닭찜은
한방재료를 넣어서 만들기도 한다.
색깔이 마치 닭볶음탕처럼 나왔네....ㅎㅎ
닭볶음탕과 만드는 방법은 비슷한편이지만 맛의 차이는 역시 간장양념이냐 고추장양념이냐겠지?
여기에 면을 넣으면 시중에서 파는 찜닭이 된다. ㅎㅎ



새송이버섯을 곁들인 냉우동샐러드



그래도 여름인데 시원한 메뉴가 하나 필요해서 만든 냉우동샐러드.
시원한 해산물을 곁들여도 되지만 너무 차갑기만 하면 할머니 속 놀랠지도 모르니 살짝 구운 새송이버섯을 곁들여 넣었다.
사실 방울토마토 몇개 넣으려고 했는데...막판에...까...먹...었.........으........ㅠ.ㅠ




먹을때 한번 뒤섞어주면 아래있는 우동면이 슬금슬금 기어나오신다.
할머니가 특히 잘 드셨던...




버섯은 뜨거운상태의 것을 넣는게 아니라 얇게 슬라이스한것을 바짝 구워 넣기때문에
가장자리는 살짝 크루통씹는느낌이 들기도 하고...
채소의 종류는 너댓가지를 섞어 맛이 조금씩 다르도록 한다.




5개들이 면을 사왔으니까...버전을 조금 달리 해서 주말중에 한번 더 만들어 먹어야지...



쉬퐁케이쿠 - 파리크라상



낮에 요리하다말고 급하게 사온 케익.
엄마에게 '몇살을 원해?' 라고 물어봤더니
'다섯살해줘...'란다. ㅎㅎ
그래서 큰 다섯살 만들어줬다.
외할머니는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 역시 당신의 딸이 '다섯살' 하니 귀여운지 웃으신다.




케익은 전에 먹었던 쉬폰에 비해 좀 들 촉촉한편.
늘 먹던것들만 있어서 안먹어본것중에 사왔는데 생각보다 점수가 낮다.
우리동네파리크라상은 역시 배가 부른지...가격은 늘 올리면서 빵이 안촉촉하면 어쩌라는거야...ㅠ.ㅠ

엄마생일덕분에 집에서 맛난식사 하고
나는 늘 빈손으로 달랑달랑 반찬이나 가지러 가는데 엄마는 오늘도 포도한박스에 내가 본중 제일 큰 수박한통을 사왔다.
물론 반절은 다시 가져갔지만...ㅎㅎㅎㅎㅎㅎㅎ
엄마는 언제나 나의 좋은 친구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가 짜증을 팍팍 낼수 있는 친구.
다른데서 못부리는 성질도 가끔 부려보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친구인만큼 그래서는 안되겠지? ㅎㅎ
올해는 엄마의 생일을 엄마의 엄마인 외할머니와 함께 보내게 되서 유난히 크게 기억에 남을것같다.


*하필 어제 세탁하는걸 깜빡하는 바람에 테이블매트가 짝이 안맞아져서...ㅠ.ㅠ
내자리만 다른거 깔고나니 영...없어보이네...
조만간 시간내서 이것도 짝 맞추어줘야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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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이미슈 2009.08.22 12: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진짜..함축적인 생일상인듯..
    너무 상다리 부러져 한상이지도 않으면서 간결하고 우아한..
    예쁜마음과 성의도 느껴지고..
    엄마님 행복하셨을듯..ㅎㅎㅎ
    저도 같이 추카추가..

    • BlogIcon gyul 2009.08.23 01:5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 감사합니당!
      여름이라 아무래도 뭐 많이 하는게 꽤 힘들어요.
      제가 더위먹은이후로는 확실히 여름엔 저질체력이 되는가봐요.ㅎㅎ

  2. BlogIcon 빌츠엘루가 2009.08.22 13: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효녀시네요. 어머님이 매우 좋아 하셨을 것 같아요.
    늘 보면 부모님들은 큰거 바라시지 않는듯.
    같이 이야기 하고 또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아하시더라구요. 그게 잘 안되긴 하지만.^^;;

    • BlogIcon gyul 2009.08.23 01:5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효녀까지는 아니고...
      사실 작년 엄마 생일때 밖에서 먹었는데 편하지도 않고
      음식점도 고르기가 너무 힘들어서...ㅎㅎ
      부모님이 바라시는건 큰게 아니지만
      그래도 잘 지켜지지 않네요. ㅎㅎ
      아직 철이 없나봐요.

  3. BlogIcon 좋은엄니 2009.08.22 16: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친구인 엄마...

    저랑 같은 님...*^^* 그래서 더욱 좋아요~

    접시하나하나가 다 좋아요~

    특히나 조~~오기 있는 새송이버섯말인데요..

    이 엄니는 순간 그림보고 닭가슴살인 줄 알았다는...ㅎㅎ 정말 크고 먹음직스럽네요 ^^

    좋은시간 보내셨구나..

    저도 ... 엄마 보고싶당...

    • BlogIcon gyul 2009.08.23 01: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멀리계시면 가족들 많이 보고싶으시겠어요.
      저희 이모도 미국에 가계신데 가족들이 모두 너무 보고싶어하지만 생각만큼 보기가 쉽지 않아서 많이 아쉽거든요.^^

  4. 노루귀... 2009.08.22 22:4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딸 ...
    더운날씨에 애썼당...ㅎㅎㅎ

    늘 밝고 씩씩해서
    엄마는 걱정이 없지.....


    건강하고 예쁘게 사는모습 보여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하게
    쭈~~~~~~욱
    행복하게 .....알았지....?

  5. BlogIcon 다크초코코 2009.08.23 04:0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귤님 정말 너무 수고 많이 하셨네요.
    저는 결혼하기전에는 요리와는 담쌓고 살았었거든요.
    그런데 결혼하고 이제 요리라는걸 좀 하게 되니
    엄마가 너무 멀리 계시더군요.

    한국이 좀 가까우면 좋으련만....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한국에 나가서 맛나는거 해드리려고요.^^

    • BlogIcon gyul 2009.08.24 16:4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 저도 요리는 완전 담쌓고 살았는걸요.
      다크초코코님어머니가 그 마음 잘 알아주시겠죠.ㅎㅎ
      그나저나 겨울에 한국에 오신다니...
      너무 기다려지시겠네요.^^

  6. BlogIcon 타마키 2009.08.23 15: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더운데 수고하셨네요^^

    • BlogIcon gyul 2009.08.24 16:4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참! 엄마한테 안그래도 루꼴라 씨 있는지 여쭤봤는데
      씨가 잘 안열린다고 그러시네요.
      다른 허브들은 씨가 생겨서 다음해에도 다시 뿌리고 키우고 하는데
      루꼴라는 씨가 잘 안열려서 다음해에 어떻게 될지...
      암튼 죄송해서 어쩌죠?

  7. BlogIcon ♥LovelyJeony 2009.08.24 20:0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호~ 역시 귤님은 상을 직접 차려드리셨군효!!=ㅂ=b
    저희엄만- '번거로우니 현찰로..' 하시는데-ㅂ-;;
    역시 딸과 엄마는 이러한 공통점이.ㅎ

    냉우동샐러드 정말 맛나보여효.
    그릴느낌의 새송이 버섯구이는 제가 정말 죠아하는데..ㅎㅎ

    • BlogIcon gyul 2009.08.25 01:4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작년에는 사실 밖에서 사먹었는데 너무 성의없는 식당때문에 그냥 힘들어도 집에서 먹는게 낫겠다 싶어서요.ㅎㅎ
      할머니도 편찮으셔서 밖에 나가기 힘드니까 이번엔 그냥 집에서 먹었어요.^^

  8. BlogIcon 타마키 2009.08.25 04: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죄송하다니요- 여쭤봐주신것만도 감사드려요^^
    ㅎ귀한만큼 까다로운 아이네요-
    아쉽지만 귤님 집에 잘자라고 있으니
    잘 뒤져보면 어딘가에서는 씨앗 판매하겠죠 ㅎㅎ
    ㅎㅎ귤님 블로그에 자주 놀러올테니 혹여나 씨앗이
    여물면 그때 교환이나 나눔 쪼금 해주시면 더욱
    감사드리구요^^
    여튼 신경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