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참사가 난 직후, 각 나라에서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실로 엄청난 인력과 구호품을 가지고
여진의 위험도 무릎쓰며 아이티로 날아갔고
마치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것처럼 소식이 전해진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도착한 각 나라의 구조대원들은
일분일초의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 사람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우리나라에서도 구조대원들이 아이티로 떠나는 모습을 뉴스에서 볼수 있었는데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해내겠다는 그들의 각오와는 달리 겨우 베낭 한두개 정도 챙겨들고있는 구조대를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보다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미 도착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던 구조대원들의 온갖 개인장비는 카트한개로는 너무 모자랄만큼 철저하게 준비되었지만
우리 나라의 구조대원들은 겨우 저 한두개의 베낭만 들고 있었고
평소 구조대원들의 열악한 환경을 떠올리며 그 속에 무엇이 들었을까 싶었다.
이미 그동안 우리나라의 구조대원들은 그들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채
그저 끈기와 용기만을 보호장비로 삼아 사람들을 구조했었고
그런 실정속에 꽤 많은 숫자의 구조대원들은 그들의 목숨을 희생하거나
남은 인생을 고통속에 살아야 하는 상처를 당연한듯 받아들여야 했다.
참사속에서 죽음보다 더 한 상처와 정신적인 고통을 안고 여전히 살아가는 수 많은 구조대원들의 이야기는
이미 여러번 방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불과 얼마전에 또한번 방송된적이 있었다.

오래전 보았던 <가디언>이라는 영화속에서 구조대원은 스스로의 목숨을 제일 우선시 해야한다고 했다.
구조대원 한사람이 살릴수 있는 생명은 숫자로 셀수 없는것이기 때문에
무슨일이 있어도 구조대원은 살아 남아야 한다고 했고 영화속에서 나온것처럼 그들은 스스로의 안전을 지켜가며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철저한 메뉴얼과 함께 부족하지 않은 장비, 그리고 그들의 인권의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

다시 아이티 이야기로 돌아가서...
대부분의 구조대들은 안전하게 구조를 할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구조대원의 안전이 보장되는 순간 그들의 최선을 다해 한사람한사람의 생명을 지켜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구조대들은 스스로의 안전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어떻게든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그들의 안전이 위협받더라도 그저 용기 하나만을 가지고 뛰어들고 있었고
이 나라는 무조건 그들이 그렇게 악조건속에서 사람들을 구해내는것이 마치 자랑이라도 되는듯
아이티 사람들이 '꼬레아 꼬레아!!!'를 외친다며 일제히 언론을 통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또한 아무 장비없이, 하다못해 마스크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로 구조를 하는 구조대원의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내면서
'최첨단의 장비'를 통해 세계최고의 구조를 하고 있다는 입에 침도 안바른 거짓말을 말하고 있었지만...
그 말과 달리 결국 오늘 뉴스를 통해 방송된 모습은...참으로 할말이 없게 만들어버렸다.

잠을잘 텐트(좋게 말해 텐트지...그냥 천막이나 다름없는...),
아무것도 없는 흙바닥에서 모기장에 의존해 잠을 자고 식사는 라면으로 때우며
떠난게 벌써 며칠짼데 샤워도 겨우 한번, 위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화장실시설속에서 지내는 우리나라 구조대원들의 모습은
참사를 겪어 모든것을 잃은 아이티 사람들과 다를바 없는, 그야말로 난민신세였고
그와달리 이들을 보호해야할 기관은...
시원하다못해 추운 냉방시설과 아직 뜯지도 않은 새 제품을 수십박스 쌓아놓은 매트,
매장처럼 쌓아놓은 음료수와 맥주가 널려있었고
무엇보다도 대사라는 사람은 그들이 관리해주어야 할 구조대원들이 와있는것조차 신경쓰기 싫은듯 말하고 있었다.

물론 기자가 원하는 의도대로 편집에 따라 내용이 바뀔수도 있는것이 뉴스라고...
ㅈ,ㅈ,ㄷ과 입장을 같이 하시는 분들은 늘 말씀하시지만...
이것을 달리 어떻게 해석할수 있을까?

며칠동안 샤워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하겠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상황이 있을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구조대원의 표정을 보며
우리 나라가 구조대원들에게 원하는 국위선양이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
장비같은것은 지급해줄수 없다. 숙소나 생활, 안전따위를 보장해줄수도 없다.
다만 너희들은 구조대원이니 가서 목숨바쳐 사람을 구해라...
라고 그들에게 말할 권리를 가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당장 오늘의 뉴스를 본 구조대원들의 가족들에게...이 상황을 누가 어떻게 설명해줄수 있을까?
설마...아니겠지만...
혹시나 이 나라가 그들에게 원하는것은
위험한 상황속에서 목숨을 버려가며 누군가를 구해주고 그런 스토리가 다른 나라에 알려지기를 바라는것일까?


내가 직접 가서 도와줄수 없기 때문에 성금을 내고 싶다.
하지만 정확하게, 깨끗하게 사람들이 낸 성금이 그들에게 전해지는곳에 내고 싶은데...
결국 나라에서 걷어 내는 성금으로 냉방비 내고 쓰지도 않는 매트 사고 구조대나 난민이 아닌
그저 관리자들 배나 불리라고 성금을 내는것은...내가 그들의 생색내기에 놀아나는것같아 싫다.
(전화 ARS도, 성금을 모금하는 곳에서도 수수료 떼고 뭐 떼고하면 사람들이 낸돈의 극히 일부만 전달되고
그나마도 이런곳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
그 돈의 단 한푼도 난민들을 위해 쓰여지거나 전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부터는
ARS로 걸던 수십통의 전화를 더이상 걸지 않게 되어버렸다.)

끈기와 용기를 가지고 하면 못할게 없다는 말은 틀린것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이 럭셔리한 호텔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하게 지낼수 있도록 수억을 써달라는것이 아니다.
단지 개인의 안전정도는 지킬수 있도록 간단한 구조장비라도 모자라지 않게, 또 제대로 된것으로 준비하고
그들이 열심히 구조할수 있도록 기본적인 생활에 무리는 없도록 해주어야 한다는것이다.
사람이 사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먹는것, 자는것, 그리고 위생시설마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국가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냐!' 라는 개그맨 박성광씨의 말은...
나에겐 적어도 진심으로 들린다.

구조대원이 인명을 구조하다보면 어쩔수 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게되는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들을 지켜주고 보호해주어야 할 관리자들이 나몰라라하는 상황에
그들은 과연 누구를 믿고 구조활동을 해야할까?
세계 각국에서 아이티에 구조대원과 구호품을 보내고 있지만 모두 철저한 준비가 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일들이므로
그저 이 구조경쟁에 뒤쳐지면 안되기 때문에 '무조건 보내!!!'라는 식으로
우리의 소중한 구조대원을 함부로 다룰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고 생각된다.

이런뉴스를 본 오늘같은날...
나만편하자고, 나혼자 맛있는거 해먹고 신나게 블로그에 글을 올릴기분이 전혀 나지 않는다.
뭐든지 지원은 없고 몸으로만 때워 국위선양을 바라는 얄미운 이 나라가,
그저 우리나라에 별일이 없다고 해서 아이티의 상황따위는 그냥 하루이틀 뉴스에 나는 기사로만 볼뿐,
동계올림픽에(경기가 아닌 특집)만 목매고있는 요즘 분위기가...영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무것도 할수 없이 마음으로 미안해하고만 있는게 제일 속상할뿐이다.
 
*저 인터뷰에 나온 관리자들은...언젠가 나중에 한자리 더 승진할때쯤 되서
'내가 아이티 지진났을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도와줬는지 몰라...'라고 말하지 않을까?
뭐...선거에라도 나오시면...이 참사가 그들에게는 약력 한줄을 더 늘려주는 이벤트쯤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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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도로시  2010.01.29 09: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 ㅠ_ㅠ 실망 그 자체입니다.

  2. BlogIcon 수우º 2010.01.29 10: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머.. 저는 벌써 성금 좀 질렀건만 ;;; ㅠㅠ 다음달 ㅠㅠ 핸드폰비가 눈물날 거 같은데 에효 ㅠㅠ

    • BlogIcon gyul 2010.01.29 15: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제가 아주 어렸을때부터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모아던 성금부터 지금까지 투명하게 지급되고 쓰여졌던것은 거의 없다고 들었어요.
      나름 전화통붙잡고 ARS 꽤 많이 걸었었는데...
      국내기관으로는 가급적 성금을 보내고 싶지 않아져요.

  3. BlogIcon 렉시벨 2010.01.29 10:1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가디언을 보셧군요...바다의신 가디언 저도상당히 감명깊게본영화입니다...
    그리고정말 우리날구조대원들... 환경이 열악한것으로 아는데... 안타깝습니다...!!
    좋은말씀 잘보고갑니다~~^^

    • BlogIcon gyul 2010.01.29 15: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구조할수 없는 환경에서는 구조활동을 하지 않는것이 기본 메뉴얼중 하나일것입니다.
      다만 그것에 대해 결정하는것은 구조대원의 몫이겠지만
      기본적인 메뉴얼을 지키지 않으면 구조대원의 생명을 담보로 맏기는것이기 때문에 때로 야박해보일지도 모르는 그 메뉴얼은 지켜져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조대원의 생활이 위협받고 있는것역시 구조할수 없는 환경중 하나라고 생각되고 그런경우라면 경쟁적인 생각으로만 구조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구조대원들은 무조건 한사람이라도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또 무사히 가족들에게 돌아가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겠지만
      나라 몇사람의 체면을 위해 그들이 희생하는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것일까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4. BlogIcon rinda 2010.01.29 13: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어제 뉴스 봤는데, 참 황당했습니다.
    구조대원들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흙바닥에 모기장만 치고 겨우 자는데,
    대사관 직원들은 자신들만 편한 곳에서 지내면서 구조대원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하더군요.
    에휴- 저런 사람들이 관리직에 있다니 그저 한심할 따름이에요.

    • BlogIcon gyul 2010.01.29 15:1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가장 안타까운것은...
      평소에 그런일이 얼마나 익숙하면 그런 인터뷰를 했을지...하는것입니다.
      씻지 못하는것이나 제대로 된 잠자리를 제공받지 못하는것,
      식사또한 그런식으로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받지 못하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나오면 다 그렇죠 뭐...' 라고 말하는것을 보면
      언제나 그들에게 무의미한 희생만 강요될뿐, 그어떤 보상도, 심지어는 그들의 명예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것을 너무도 잘 알게 해줍니다.
      정말 속상해요.
      외국에 나가 위험에 처했을때 대사관은 늘 모르쇠하고 있는 뉴스는 너무도 자주 있었지만...
      이런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니...
      우리나라는 분명 잘못돌아가고 있다고 생각되요.

  5. BlogIcon 필그레이 2010.01.29 14:3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완전 공감하며 읽고갑니다.-_-;;;

  6. BlogIcon Ezina 2010.01.30 00:1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완전완전 공감합니다. 그 뉴스 저도 봤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대여섯번 반복해서 본거 같아요. 한나라의 대사라는 양반이 그런 돼먹지 못한 소리나 하고 앉아있고, 맥주 들쳐내는데 그런건 좀 찍지 마시고 라고 말하는거 보고 저절로 욕이 나오더군요--;; 그 더운데서 구조하는데 며칠간 샤워도 못하고 모기장 하나 놓고 맨바닥에서 자는것도 충격적이었고--;; 사실 우리나라만큼 구조대원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나라가 없죠. 몇년전에 열악한 환경에서 구조하다가 소방관 여러명 순직하셨을때도(그 소방서 저희 동네 소방서였어요) 그제서야 허둥지둥대더니 여전히 바뀐건 없는거 같아요. 에효 참 씁쓸할 따름입니다.

    • BlogIcon gyul 2010.01.31 16:5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가장 큰 문제는 그런 대우를 받는사람들도, 그저 모른척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다는것이란생각이 들어요.
      사실 이런 문제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왔지만 그저 한번쯤 변명하면 잊혀졌고 그런 말도안되는 상황은 계속되어 오늘에까지 온것이니까요.
      국민들뿐 아니라 이 나라 자체가 그런분들에 대한 명예와 존경심을 머릿속에서 싹 지워버린것은 아닌지...
      저부터도 되돌아보고 반성해봅니다.

  7. 2010.01.30 04: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gyul 2010.01.31 17:0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어떤일을 하건 스스로에게 자랑스럽고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배웠지만...
      어느새 사회는 그저 성공하는삶이 자랑스럽고 명예로운것이라는식이 되어버렸어요.
      참 할말을 잃게할뿐이예요.

  8. 방긋웃으며산다는건 2010.01.31 17:4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귤님.. 이 링크도 한 번 참고해보심이 좋을 것 같아요
    http://heloo.egloos.com/3565898

    • BlogIcon gyul 2010.01.31 20: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남겨주신 링크의 글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직접 양쪽 모두의 입장을 들었거나 눈으로 본것이 아니므로 뉴스의 내용만으로 판단한다면
      때로 오해도 있을수 있겠고 사실을 더 정확하게 알수도 있겠지요.
      다만...이 뉴스에 사람들이 대사관측의 이야기를 따로 더 들어보지 않더라도 분개할수밖에 없었던것은
      비단 이번일때문만은 아니기때문입니다.
      국내의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보니 외국에 나가서 활동하는경우 그들의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누구 한사람이 신경을 써 물품을 나누어주는것으로 다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번일로 제일 중요시 되어야 하는것은 기본적인 규칙과 룰이 정해져야 한다는것입니다.
      권한이 있는 사람이 겨우 신경을 써주어야만 그정도가 가능한것이라면...그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
      누가 자기의 아들에게 그런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도전하라고 말할수 있을까요?
      적어도 우리나라같은곳에서요...
      누구 한사람을 욕하자는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온몸에 화상을 입고도 참사의 충격에 대한 정신적,물리적 치료도 받지 못한채 소방서를 지켜야 하는
      말도안되는 내용이 TV에서 방송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기자가 말하는것이나 대사관측에서 말하는것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 우리가 직접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한자기 또렷한것은 기적을 바라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 모두의 마음가짐,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실 상황은 전혀 좋지 않다는것.
      그것만큼은 누구도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 아닐까요?
      아무튼 링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