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럽게도 한주 내내 고생시킨 복쓩님의 감기가 얼추 다 나아가고 있다.
이제 많이 괜찮아지긴 했지만 날씨가 풀렸다고 방심하면 안될것같아 평소 복쓩님이 좋아하던 닭개장을 한솥 끓였다.
(복쓩님이 닭개장을 원래 좋아하기도 하지만...사실 소고기가 없던관계로 육개장을 끓일수 없어서...^^)
사실 그저께부터 끓이기 시작한거라...오늘 점심 먹을때쯤이면 아주 맛이 잘 우러나있을듯...
육개장이든 닭개장이든...
몸 좋아지라고 먹는 보양식들은 충분히 시간을 들여 끓기 만들어야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을것같은데...
역시 오랜시간 신경쓰고 만드는 정성때문일까?
뜨끈하게 한그릇 먹고나면 감기 그림자도 안보이게 되겠지?




Serves 4

닭고기(가슴살) 2개, 고사리(말린것) 15g, 숙주나물 150g, 대파 1대, 닭육수 5C,
닭고기 삶기(물 적당량, 대파뿌리 1개, 양파 1/4개, 통후추 5알)
양념(고춧가루 3+1/2T, 고추기름 1T, 마늘(다진것) 1T, 맛술 1T, 간장 3T, 후춧가루 약간, 설탕 약간)




1. 고사리는 하루 전날 미리 불린다.

2. 냄비에 물, 양파, 통후추를 넣고 끓으면 닭가슴살을 넣어 삶고 한김 식힌후 결대로 찢는다.

3. 끓는 물에 숙주를 넣어 데친 후 물기를 짠다.

4. 대파는 5cm정도의 길이로 가늘게 채썰어 숙주를 데친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짠다.

5. 불린 고사리는 먹기좋은 크기로 썬다.

6.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을 만든다.




7. 볼에 고사리, 숙주나물, 대파, 닭고기를 넣고 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다.

8. 냄비에 육수를 넣고 끓으면 버무려놓은 고기와 채소를 넣어 푹 끓인 후 간을 맞춘다.




g y u l 's note

1. 고사리 불리기
말린 고사리를 부드럽게 불리는게 은근 쉽지 않다길래 엄마한테 얼른 전화...
엄마가 알려준 방법덕분에 고사리가 아주 부드럽게 되었다.
그 방법은 꽤 간단한데...
우선 첫번째로 끓는물에 마른 고사리를 넣고 불을 끈 후
뚜껑을 덮어 물이 식을때까지 충분한 시간동안 그대로 두었다가 물에 깨끗하게 씻고
두번째로 냄비에 물과 씻은 고사리를 넣고 불을 켜 끓이기 시작한 후 끓기 시작한 순간부터 대략 20분정도 그대로 끓게 두다가
불을 끄고 다시 뚜껑을 덮어 그 물이 식을때까지 처음처럼 그대로 둔다.
냄비의 물은 충분히 넉넉하게 사용하도록 하고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여유롭게 불리는것이 중요...
가끔 고사리를 삶아 불릴때 베이킹소다를 넣는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엄마는 그 양을 잘 조절하지 못하거나 끓는시간이 애매해질경우 너무 불어버려 죽처럼 될수 있으므로
소다를 사용하지 않고도 부드럽게 불릴수 있는방법이니 이대로 해보라고 했고...
하룻동안 여유를 가지고 삶고 식히기를 반복한결과 아주 만족스러운 상태의 고사리를 득템할수 있었다.^^

2. 육수는 적당히 섞어 사용가능...
닭고기육수가 따로 준비되어있으면 모두 그것으로 사용해도 되고 따로 육수가 없을떈 닭고기 삶은물을 체에 걸러 사용해도된다.
이경우 양이 모자라다면 아쉬운대로 채소를 데친 물을 섞거나 무,다시마등으로 육수낸것을 더해 사용해도 된다.

3.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이런 종류의 음식은 오늘끓였다면 내일이, 그리고 모레가 점점 더 맛있어지기때문에
가급적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끓여 먹도록 한다.




육개장, 마지막선물...

우리나라는 장례식때마다 오시는 손님들에게 뜨끈한 육개장을 대접한다.
언젠가 들은 얘기로는 장례식때 밤새 상가를 지키는 손님들을 위해 몸에 좋은 보양식을 만드는것인데
그것은 돌아가신분이 손님들에게 드리는 마지막 식사대접이라고 한다.
내가 만든것은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어 만든 닭개장이긴하지만...
육개장은 언제나 엄마생각이 많이 나게한다.
요즘 보통의 장례식장에서는 조리되어 납품하는 육개장을 먹어야 하는데
몇년전 엄마는 친구이자 자매같은, 엄마에게는 참으로 소중했던 분의 장례식에서 직접 육개장을 끓이셨다.
마음을 추스리기도 힘들고 당황스럽고 슬픈 마음때문에 엄마는 한참을 울었지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엄마는 육개장만큼은 정말 맛있게 정성껏 끓여 대접하고싶다며
고된 몸으로 눈물을 참고 이틀동안 주방에서 육개장을 끓이고 그릇에 담았다.
엄마는 그것이 먼길 떠나는 친구에게 해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했던것일까?
손님들은 어느새 맛있게 식사를 하시고는 고인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며 슬픈마음이지만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고
나도 그날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엄마의 육개장을 먹었다.
정말 맛있다고 말했지만 엄마의 눈물을 먹는것같아 내마음도 많이 아팠던 기억이 새록새록...
아마...내가 육개장의 참맛을 알게된것은 바로 그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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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eru 2010.02.08 06: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기가 당장 달아날 것 같네요. 칼칼하니~~~
    역시 음식은 이야기가 있으면 더 맛난 거 같아요.
    조금 슬프긴 했지만요..ㅜㅜ

    • BlogIcon gyul 2010.02.08 15: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가끔 엄마가 블로그에 놀러와 글을 읽고 가는데...
      괜히 이거보고 눈물찔끔할까봐 조금 걱정이 되지만
      저에겐 아마 평생 이 음식을 먹을때마다 생각이 날 이야기인것같아요.

  2. BlogIcon 렉시벨 2010.02.08 09:0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닭계장... 저는 닭곰탕을비롯해 닭계장 삼계탕 ㅋㅋ 닭들어간거라면
    다좋아하는데... 갑자기땡기네요~~^^ 닭계장

    • BlogIcon gyul 2010.02.08 15: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저는 원래 닭으로 만든 이런 음식을 별로 좋아하는편이 아니었어요.
      닭개장보다는 육개장을 더 잘 먹는데 닭개장을 잘못끓이면 냄새가 나거나 맛이 좀 별로였던 기억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대로 쭉 끓이면 그런 걱정없이 정말 맛있게 먹을수 있어요.^^

  3. 구양구양 2010.02.08 10: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냠냠~ 맛나겠어요

    부산에는 지금 비가 와서 조금 쌀쌀한데.. 따뜻한 국물이 땡기네요 ^^

    • BlogIcon gyul 2010.02.08 15: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제 핸드폰에도 오늘 비가 올거라고 표시가 되어있던데...
      여기는 아직 비는 안오지만 굉장히 꾸물꾸물거리는 날씨예요.
      마트에 장보러 가려고 했다가 잠도 제대로 못잤고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 오늘은 집에서 좀 푹 쉬려고요.^^
      오늘같은날은 정말 따끈한 국물 너무 먹고싶죠?

  4. BlogIcon plaintea 2010.02.08 10:2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며칠 전에 먹은 닭개장,반가워서 들어와봤어요!
    고사리가 은근히 비싸서 놀랐다는...;
    gyul님이 만든게 훨씬 맛나 보인다는. 또 먹고 싶어요-_ㅠ

    • BlogIcon gyul 2010.02.08 15: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저 고사리는 친구가 준거예요.
      고사리를 일부러 사먹는경우는 별로 없는데 친구가 귀한 고사리니까 꼭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칭구네집이랑 시댁이 모두 전주분들인데 전주에서 직접 어머님께서 말려 보내주신거라길래 감사히 먹고 있어요.^^

  5. BlogIcon 아이미슈 2010.02.08 11:5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누가 뭐라고 하든 음식은 역시 정성인듯합니다.

  6. BlogIcon rinda 2010.02.08 14:5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어어어~ 닭개장! 귤님은 정말 능력자이시군요~ 맛있겠어요 ㅠ
    밖에서 먹는 아무리 맛있는 육개장을 먹어도 엄마표보다는 못하더군요.
    파는 건.. 정성과 마음이 빠져있어서 그런가봐요.
    사랑 듬뿍 담긴 닭개장을 드셨으니 복쓩님 금방 나으실 것 같아요 ^^

    • BlogIcon gyul 2010.02.08 15:1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복쓩님은 이제 거의 괜찮아졌어요.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신 덕분이죠. ㅎㅎ
      그나저나 이 닭개장은 오늘로 3일째다보니 정말 제대로예요. ㅎㅎ
      첫날은 맛이 좀 밍숭밍숭한 느낌이 들었는데 약한불에 넉넉히 끓이고 어제도 한번 더 끓이고 오늘도 먹기전에 또 끓였더니...
      복쓩님은 일어나자마자 맛나다며 한그릇 든든히 먹고갔거든요. ㅎㅎ
      아마 제가 잘끓여서이기보다는...
      넉넉히 몇번 끓이면 다 맛있어지는가봐요. ㅎㅎㅎㅎㅎㅎ

  7. BlogIcon 더팬더 2010.02.08 15: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귤님의 음식 포스팅은 항상 맛있게 보입니다.
    오늘처럼 흐린 날에 매콤한 닭개장 생각이 저절로 나네요.

    육개장에 얽힌 추억을 말씀하시니 만화 식객에서의 육개장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문득 음식이라는 것이 슬픈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BlogIcon gyul 2010.02.08 15: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기억나요.
      식객을 읽으며 몇번씩이나 눈물이 나던것들이 많았는데...
      음식은 때로 슬픈 추억을 남겨주기도 하지만
      그 음식을 먹으며 조금씩 이겨낼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하는것같아요.
      아마 음식을 먹는것은 사람의 마음을 먹는것과 같기때문이 아닐까요?

  8. BlogIcon zzip 2010.02.08 17: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너무나 맛있어 보이는 닭개장 ..
    한그릇 뚝딱 먹었으면 좋겠네요.

    • BlogIcon gyul 2010.02.09 01: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매운것을 잘 못먹는 저에게는 조금 매콤해서 먹고나면 입술이 얼얼하지만 그래도 이런건 조금 매콤해야 좋다고들 하길래
      열심히 먹고있어요.^^

  9. BlogIcon ezina 2010.02.09 00: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gyul님의 정성이 가득한 닭개장을 드시고 복슝님이 다나으셨군요^^
    아침에 밥말아서 한그릇 뚝딱 먹고 나가면 속이 든든할거 같아요 ㅎㅎ

    • BlogIcon gyul 2010.02.09 01: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이제 한번정도 더 먹을분량만 남아있어요.
      나름 한솥 넉넉히 끓였다고는 했지만 맛이 없을까봐 엄마들처럼 곰솥에 끓이는건 좀 망설여지기도 하고...
      너무 한가지만 계속 먹으면 지루할것도 같아서요. ㅎㅎ
      하지만 내일 점심에 남은거 다 먹으면 냄비도 싹 비우고...좀 아쉬울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10. BlogIcon 베가스 그녀 2010.02.09 05:4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런음식은 정말 정성이 듬뿍 들어가야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왠지 고수들만이 할 수 있는 음식같아요. ㅎㅎ

    감기가 뚝 떨어지는 음식 맞네요. ^^

    • BlogIcon gyul 2010.02.09 14:4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사실 이게 언제나 그렇지만 없는재료 빼고 집에 있는 간단한것만 가지고 끓이기때문에 생각보다 어려운건 없어요.^^
      요리는 무조건 쉽고 간단한게 좋다보니 저도 늘 고만고만한것들만 해먹잖아요.ㅎㅎㅎㅎㅎㅎㅎ
      오늘 점심을 먹고나니 이제 냄비가 텅 비어서...
      이제 다른걸 뭘 만들어먹을지 생각중인데...역시 장보러갈때가 되서 그런지...딱히 먹을게 없네요.
      참!!복쓩님 감기는 다 나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