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나는 거의 한두달동안 된장찌개 하나에 의존해 식사를 했고
반찬은 엄마가 만들어준 것을 그대로 가져와 식탁을 차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엄마의 반찬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던길이었는데
방배동 엄마집 근처에 새로생긴 정육점에서 오픈행사를 한다며 장조림용 소고기를 할인하고 있었다.
평소 소고기에 대한 애착이 굉장했던 나는 알고 있었다.
새로생긴 정육점이나 식당이 오픈할때는 특히 더 좋은 품질의 고기를 들여놓는다는 사실을…
(아닌곳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 단골 고객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들어가 장조림용 소고기를 살핀 후 넉넉하게 구입하고 다시 엄마에게 돌아가
엄마에게 장조림을 만드는 방법을 물어보고 내친김에 엄마가 쓰던 솥도 하나 집어왔다.
결혼하면서 이것저것 새로운 살림을 구입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나는 엄마가 사용하던 것들이 익숙했고
이녀석들도 내가 엄마딸이라는것을 아는지 적어도 음식이 너무 짜거나 맵거나 하지 않게 잘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게 된 나의 첫번째 반찬다운 반찬이 바로 소고기달걀장조림이다.
물론  이 첫번째 반찬의 절반을 엄마에게 가져갔고 뚜껑을 열어 맛을 보던 엄마를 보며 알게되었다.
내가 만든 음식을 상대방이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이 그 어떤것보다 큰 즐거움이라는것을...
아마 그때부터 조금씩 조금씩 나의 편식하는 식습관을 고쳐보겠다는 노력을 시작했었고
엄마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거절할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엄마에게 이런 즐거움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참...
엄마! 미안해... ^^





소고기(장조림용, 홍두깨살 or 사태부위) 600g,
달걀 6~10개, 식초 약간, 소금 약간,
청주 2T, 대파 1대, 마늘 5~6쪽, 생강(편으로 썬것) 3조각, 붉은고추(말린것) 1/2개, 물 4C,
진간장 2/3C , 설탕 1/4C,


1. 소고기는 찬물에 20~30분정도 담가 핏물을 빼고 큼직하게 자른다.

2. 냄비에 물, 식초, 소금과 달걀을 넣어 노른자가 가운데 오도록 굴리면서 완숙으로 삶아 껍질을 벗긴다.

3. 넉넉한 크기의 냄비에 소고기, 청주, 대파, 마늘, 얇게 저며 썬 생강을 넣고 물을 부어 센불에서 끓이고
끓어오르면 생기는 거품은 깔끔하게 걷어낸 뒤 뚜껑을 덮어 20~30분간 푹 익힌다.

4. 젓가락으로 고기를 찔러보아 푹 들어갈 정도로 익으면 고기와 마늘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모두 건져내고
간장, 설탕, 삶은달걀과 마른 붉은고추를 넣고 뚜껑을 덮어 중불에서 20분정도 더 끓인다.

5. 국물이 처음의 양에서 반쯤 줄고 달걀에 간장물이 들면 고기와 달걀은 건져 한김 식힌 후
소고기는 결대로 찢고 국물은 기름이 응고되도록 차가운곳에서 식힌다.

6. 고기와 달걀, 국물이 모두 식으면 고기와 달걀을 밀폐용기에 넣고 국물은 응고된 기름이 섞이지 않도록 체에 걸러
고기와 달걀이 들어있는 밀폐용기에 부어 냉장보관한다.


g y u l 's note

1. 보관기간중 한번쯤 다시 끓여준다.
장조림은 간장에 조린 음식으로 꽤 오랫동안 보관할수 있지만 만일을 대비해 보관기간중에 한두번 끓여주는것이 좋다.
또한 자주 꺼내먹는 반찬이므로 크기가 큰 밀폐용기에 한꺼번에 넣는것보다
중간크기의 밀폐용기에 나누어 넣는것이 보관기간동안 공기와 온도의 변화로 인해 상하는것을 막아준다.

2. 먹는사람의 상황을 고려한다.
장조림은 오랜시간 끓여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결대로 찢어 먹어도 질기지 않다.
하지만 치아가 약한 어린아이, 연세가 많으신 어른이 드실 것이라면 결 반대로 저며주는것이 먹기에 좋다.

3. 고기는 미리 찢고 달걀은 먹기 직전에 자른다.
고기는 미리 찢고 국물을 부어야 먹을때 국물이 고기에 골고루 배어들어 맛이 좋다.
하지만 달걀은 미리 자르면 달걀의 노른자때문에 국물이 지저분해질수 있으므로 먹기 직전에 잘라서 접시에 담는다.

4. 맛있는 음식은 꼭 나누어 먹는다.
위의 재료로 요리를 하면 2사람이 매일 먹을때 7~10일쯤 먹을수 있는 양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양을 늘려 넉넉히 만들고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면 아마 그 맛은 배가 될것이다.
혼자사는 친한 언니의 집에 방문했을 때 간단하게라도 식사를 잘 챙겨먹으라는 뜻으로 장조림을 가져간 적이 있는데
언니는 손에 바리바리 사들고 간 다른 먹거리보다 고마워하며
고기반찬을 먹어서 튼튼해지는것보다 신경써준 마음 덕분에 더욱 튼튼해질것같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언니가 원래 장조림을 그리 좋아 하지 않는다는것이다.
ㅠ.ㅠ 앞으로는 주변사람들의 식성에 대해 조금 더 세심하게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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