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다닐때 우리학교 근처에는 음식점이 별로 없었다.
맛있는집은 커녕 아예 점심을 먹을수 있는곳이 거의 없어서 값이 비싸거나 싼것에 상관없이,
내가 먹고싶은것이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먹는것에 대한 선택 자체가 무의미했을정도였으니까...
(물론 한학기쯤 지나고 학교생활에 익숙해졌을무렵에는 공중전화로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당당하게 배달을 요청할수 있었다. "여기 예술의 전당 음악당 옆 두번째 벤치에 김치볶음밥 세개요!!!)
그런중에 알게된 학교 근처 Duphare라는곳이 있었다. 그곳은 케익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나만큼 케익을 좋아하던 하영이와 거의 매일 그곳에 갔었다.
떨어지는 낙엽만 보아도 웃음이나오는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모든것이 매일 새롭기만 하던 그때는
배부른 밥한끼보다 케익 한조각에 차한잔, 그리고 우리만의 얘기가 더 소중했었다.
원래 옷을 파는곳이었는데 여기에 아담하게 자리한 카페는 아는사람들만 알고 오는 비밀의 장소같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반대쪽으로 작은 정원이 있는데 여기서 공기와 바람을 느낄때는
"정말 시간이 멈추었으면..."하는 생각을 하게 했었다.
언젠가 여기서 케익을 만드시는 분이 La Lee에서 일하시던 분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Duphare가 점점 유명해지면서 한 1년쯤 후에 예술의 전당 바로 앞에 La Lee가 새로 생겨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걸어야 해도 꼭 Duphare에 갔었고 그곳은 언제나 맛있는 케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음식도 유행에 따라 맛과 모양이 조금씩 변하고 사람의 입맛이라는것도 달라지게마련이지만
나는 언제나 이곳의 얌전하고 단정한 느낌을 좋아했고
언젠가 내가 케익을 만들게 된다면 꼭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다른사람들에게 있어 케익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 먹는 특별한 간식쯤으로 생각되겠지만
나에게 있어 케익은 모든것이 매일 새롭기만하던 그때의 꿈같은 시간과 같다.
그 시간으로 내가 되돌아갈수는 없지만 케익을 먹을때 나의 마음만은 이미 그 시간에 푹 빠져 있고만다.




Makes 2(윗지름 18cm)

달걀노른자 6개, 설탕 40g, 우유 110cc, 밀가루(박력분) 120g, 녹차가루 20g, 베이킹파우더 8g,
머랭 (달걀흰자 6개, 설탕 150g,)
장식재료 (생크림 500ml, 설탕 약간)


1. 볼을 미리 2개 준비하고 그중 달걀 머랭을 만들 볼과 달걀흰자는 미리 차게 한다.

2. 오븐은 180도로 예열하고 우유는 실온에 꺼내둔다.

3. 볼에 달걀노른자와 설탕을 넣고 휘핑한다.

4. 3에 우유를 넣고 다시 휘핑한다.

5. 오일을 넣고 다시 휘핑한다.

6. 가루류(밀가루,녹차가루,베이킹파우더)를 체에 쳐 2~3회로 나눠 넣으며 섞는다.
(가루류는 체에 쳐줘야 가루사이에 공기가 들어가 더욱 부드러워진다.)

7. 미리 차게 만들어둔 볼에 달걀흰자와 설탕을 넣고 빳빳하게머랭을 만든다.
(설탕은 처음부터 넣지 말고 어느정도 거품이 올라왔을때 2~3회로 조금씩 나누어 넣어준다.)

8. 6의 볼에 머랭을 3회정도 나누어 넣으면서 조심스럽게 섞어준 다음 쉬폰틀에 2/3정도의 양을 채운다.

9. 예열된 오븐에서 30~40분정도 굽는다.
(꼬치로 찔러보아 아무것도 뭍어나오지 않는다면 다 익은것이다.)

10. 다 구워지면 오븐에서 꺼내 재빨리 틀을 뒤집어 그대로 식힌다.
(쉬폰케익은 바로 뒤집지 않으면 반죽이 그래도 주저앉아 꺼지기 때문이다.)
 
11. 생크림으로 아이싱을 하는 경우 미리 차게 만들어둔 볼과 거품기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한 방향으로 저어주며
거품을 낸다. 설탕은 기호에 따라 넣고 윤기가 생기고 거품기 끝부분의 뿔이 뾰족해지면 적당하게 휘핑이 된것으로
이 상태에서 더 휘핑을 하면 너무 뻣뻣하고 거칠어진다.




g y ul 's note

1. 장식은 간결하게.
케익은 장식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게 된다. 화려한 장식이 어울리는 케익들도 있지만
유독 쉬폰케익만큼은 깨끗하고 단아한 느낌이 어울리기 때문에 최대한 간결하게 장식하거나 생크림을 바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맛과 멋을 낼수 있다.

2.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케익.
매년 외할머니 생신때마다 케익을 구워 가지고 가는데 왠만한것은 다 잘 드시지만 이 녹차쉬폰은 특히 좋아하셨다.
아무래도 치아가 약한 어른들은 묵직한 느낌의 케익보다 보송보송 부드럽고 가벼운 케익이 맛을 느끼기에 훨씬 좋으신다보다.


오늘은 내생일!

나하고 같은날, 오늘 생일이신분들 모두모두 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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