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병원에 가기 싫어하고 주사맞기를 싫어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내가 어렸을때... 꼬마였을때...
엄마가 내손을 잡고 병원에 데리고 갔을때의 기억으로 대신할수 있다.
그때 엄마는 나에게 병원에 간다고 말하지 않았고
뭔가 느낌상 안좋았지만...뭐...꼬마가 뭘 알겠어...그냥 엄마를 따라갔는데
엄마가 나를 이끌고 가는 방향이 점차 이수역근처의 어떤 병원이라는것을 직감하는순간!!!
나는 뒤도 안돌아보고 냅다 반대방향으로 뛰었다...
병원은 대략 이수역부근 씨너스자리쯤될거고...
우리집은 방배2동 놀이터앞이었으니까...
거리상으로는 그리 먼건 아니지만 어린 꼬마에게는 그래도 꽤 먼거리였고...
나에게 큰길을 건너는것은 무조건 집에서 완젼완젼 먼곳으로 여겨졌기때문에
엄마가 곤란해지건말건 무조건 냅다뛰어 도망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고...
무한도전에서 노홍철 최면걸었을때 '엄마가 절 속였어요...' 하며 울던모습은
왠지 남일같지 않았다. ㅎㅎㅎㅎ
하지만 그런 내가,
물론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알아서 병원에 가고 약을 챙겨먹게된건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는 단계중 한계단을 올랐기때문이다.
물론 나를 보살펴주는 사람이 있지만
나 스스로 나를 보살피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것을 깨달았을때부터
두려운 주사를 맞기위해 팔을 내밀고 삼키지 못해 늘 씹어먹는 알약을 조금씩 삼키는 연습을 한다.

며칠전부터 어깨가 많이 아프고 그때문인지 몰라도 허리도 뻐근해서...
컨디션도 영...
오후에 해가 조금 기울었을쯤 한의원에 갔고
나는 바늘꽂이가 되어 선생님이 여기저기 꼭꼭 찔러주시는 침을 감당해야했는데
엎드려 내 팔에 꽂혀있는 침을 혼자 인간눈 아웃포커싱을 했다 말았다 하다보니...
예전에 주사를 피해 달아나던 내 모습이 생각났다.
그렇게 무서워하던 바늘이 지금 내 팔에, 그리고 몸 여기저기에...(목뒤와 발목이 제일 아파...)
오늘따라 유난히
'여기 아프세요? 요즘 입맛 없으시죠? 소화는 잘 되세요?' 하고 웃으며 물으시는친절하신 선생님께서
불안한 내 마음도 어루만져주시는것같아 나는 바늘꽂이가 된 상태로 짧지만 깊은 잠이 들었고
오늘은 왠지 빵순이로 대충 때우면 안될것같아 아쉬운대로 쌀국수로 점심겸 저녁을 먹었다.
(그래도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나는 밥은...전혀 입질이 오지 않아...)
그와중에 철없게 드는생각은...
'누군가 나를 계속 챙겨주고 보살펴주도록 아픈게 더 좋은가?' 하는거였지만
사실상 이제 아프기 전에 스스로 챙기고 아파도 참아야 하는 1단계성장 어른이 되어간다는게
왠지 낯설고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뭐...그래서 결론은...쌀국수 해먹었다는거...^^
(시작부터 너무 무거워짐에...배꼽인사로 사과드림...주말임에도 불구하고...)




Serves 2

쌀국수(1cm두께) 250g,숙주 200g, 양파(채썬것) 1/2개, 새우(중) 12마리, 실파(송송썬것) 약간,
칠리오일(or 포도씨오일) 1T, 화이트와인 70ml,
볶음양념(두반장소스 1+1/2T, 굴소스 2t, 맛술 1+1/2T, 설탕 3t, 식초 1t)




1. 쌀국수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부드러워지도록 1시간정도 불린다.

2. 분량의 양념재료를 섞어 볶음양념을 만들어둔다.

3. 양파는 채썰고 숙주는 지저분한것을 떼어내고 깨끗하게 씻는다.

4. 새우는 껍질을 벗겨 등쪽의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5. 팬에 칠리오일을 두르고 중불에서 양파를 넣어 투명해지도록 볶는다.

6. 양파가 볶아지면 새우를 넣고 화이트와인을 부어 센불에서 재빨리 볶는다.

7. 불린 쌀국수와 볶음양념을 넣고 볶다가 양념이 골고루 섞이면 숙주를 넣고 재빨리 볶은 후 접시에 담고 실파를 뿌린다.




g y u l 's note

1. 귀찮고 안귀찮고의 차이...
집에 걸어오면서 계속 생각했다.
아...새우 손질해서 넣기도 귀찮은데 그냥 숙주만 왕창 넣어서먹으까?
양파 썰다가 울면 하루종일 머리아픈데...양파도 빼고 숙주만 왕창 넣어서먹으까?
난 오늘 환잔데...그냥 만사 귀찮으니까 숙주만 왕창 넣어서먹으까?
하지만 그래도...귀찮아도 새우 꺼내고 눈물나도 양파 썰어 제대로 만들어먹은건...
환자니까..(끽해봐야 파스하나 척 붙이면 되는걸가지고 환자라니까 좀 너무 많이 거해보인다...@.@;;)
나는 잘 먹어야 하니까...ㅎㅎㅎㅎ
요며칠 빵순이로 연명해보니 원가 좀 튼실하게 먹어주어야 하다는생각에...
귀차니즘을 몰아내고 재료 제대로 다 넣어가며 만들어먹었지만...
사실 정말 귀찮으면 새우빼고 양파빼고 불린 국수와 숙주만 넣어 해먹어도 상관은 없다...
시간은 꽤 많이 단축되니까...^^

2. 팬보다는 웍...
볶음용 쌀국수는 1cm두께의 두꺼운면을 사용하는데 불리기만한것을 넣어 볶는것이기때문에
팬보다 웍에 요리하는것이 훨씬 수월하고 재료도 고루 익는다.
전체적으로 이 넓은면이 프라이팬의 바닥쪽에 모두 닿기 힘들기때문에...
웍을 사용하여 흔들어주며 익히면 바닥뿐아니라 옆면이나 흔들었을때 닿는 부분에서도 충분히 익으므로
두꺼운 면을 사용하는만큼 전체적으로 고루 재빨리 익히기 위해 팬보다는 웍사용을 추천한다.




태풍이 남긴것...

태풍 <곤파스>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가보다.
나는 그저 잠을 깼을뿐...
펄럭이는 커튼과 챙챙거리는 유리창이 깨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뿐이었지만
이곳저곳에서는 수습이 불가능할만큼 엄청난 피해를 입은 뉴스가 나와
내가 겪은일은 아니지만 마치 내일처럼 마음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그나마 수도권, 도시곳곳에서 벌어진 사고들은 하나하나 수습해나가고 있지만
지방의 경우는 수습을 해줄수 있는 인력도 부족하고
혼자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어른이 많으셔서
포기할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안그래도 오늘 집에오는길에 보니 여기저기 부러진 나무들이 장난이 아니던데..
바닥에 널부러진 벼들을 일으켜 세울 인력도 없고 혼자서 해결하기엔 너무 연세가 드신 할아버지의 인터뷰를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할런지...
당장에 누구 한사람 도와줄수도 없고...
도시는 많은사람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여기저기 많은 인력이 달라붙어 해결하려고 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당장 거기사는 몇사람만 불편한것이라 그런지 그리 시급한 문제로 삼고 해결하지는 않는것같다.
나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늘 서울에 살아왔기때문에 그런 불편함이나 어려움은 겪어보기는 커녕 생각해본적도 없지만
가끔 어쩌다 새벽에 인터넷이 끊기거나 정전이되는경우.... 겨우 그거 몇시간을 참지못해 발을 동동구르는것을 생각해보면
하소연할곳도 해결할 방법도 없는 지방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할만큼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지방에도 몇곳의 대도시가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도시가 아닌곳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고
그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며 누리는 혜택과는 너무너무 멀리있는 상태...
어느 할아버지의 널부러진 벼 얘기에서 좀 멀리온것같긴하지만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당연히 받아야 할 혜택이나 도움,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해주는것이무엇보다도 중요한일이 아닐까싶다.
언제나 되풀이되어왔던 문제...
1년전 상황이 1년후에도 회복되어있지 않고 결국 똑같은 상황이 이어지는것들...
이것은 태풍이네 홍수네 하는 자연재해라고 핑계대고싶겠지만...
미리 대비하지 못하는것은 무조건 인재...
애꿎은 자연에 화풀이 하지 말쟈...
자꾸 이런일이 생기는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정신차리라며 야단쳐주고있는것같다.
우리가 정신차리지 못한다며... 꾸짖어주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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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클라라 2010.09.04 10: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이드니까, 자기가 알아서 자기 몸 챙기게 되더라구요.
    저도 어렸을 땐, 주사 맞는 거 싫어하고, 한약 먹는 거도 싫어하고, 몸에 해로운 음식만 먹어댔는데..
    요샌 철철이 보양음식 챙겨먹고, 몸에 나쁜 건 안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게 돼요.
    오래 살고 싶어서라기 보단, 사는 동안 아프지 말고 살기 위해...

    • BlogIcon gyul 2010.09.04 23: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러게요...
      얼만큼 살건 그저 사는동안 아프지 않고 건강한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것같아요...^^

  2. BlogIcon 신기한별 2010.09.04 15:4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태풍이 남기기고 간 흔적 장난 아니였죠;;
    저희 동네 근처에도 나무가 뿌리뽑혀있고, 유리창 깨지고 방충망 날아가고..
    장난 아니였어요.

    • BlogIcon gyul 2010.09.04 23:3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영화에서나 일어나는일인줄알았는데...
      이런일이 실제로 일어나니 신기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느끼는 공포는 더더욱 큰것같아요.
      몇백년을 버텨오던 나무들이 부러진것을 보면 이번 태풍이 얼마나 심했는가를 알수 있는데...
      아무쪼록 앞으로 다가올 태풍에는 별 탈 없기를 바래요...

  3. BlogIcon meru 2010.09.05 17: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전 어렸을 때 아픈일이 별로 없어서 한 번씩 아프면 엄마가 간호해주시는 게 넘 좋았어요 ㅋㅋㅋ
    그래서 한번씩 아플 때면 주사도 잘 맞고 약도 잘 먹었구요ㅎㅎㅎ
    그나저나 다니시는 한의원 선생님 넘 친절하신 듯~~
    의사선생님이 아픈데를 다 낫게 해 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든든할 것 같애요^^

    • BlogIcon gyul 2010.09.06 13:1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동네 한의원 여자선생님이신데 너무 친절하시고
      마음을 편하게 해 주셔서 치료받는동안 온몸의 긴장이 풀려요.
      아직 침을 맞을때마다 따끔따끔거려서 얼굴을 찡긋찡긋하지만요...^^
      바늘은 너무너무 무서워요...ㅠ.ㅠ

  4. BlogIcon dung 2010.09.09 11:2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랜만에 들렸더니 맛있어 보이는 레시피가 가득이네요. ^^
    이 녀석도 저의 취향일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행복하네요. 이건 아마 사랑니를 발치해서 죽만 먹어서 그런것일지도 모르지만, 전 쌀국수를 너무 좋아하니까요. ㅎㅎㅎ

    • BlogIcon gyul 2010.09.09 23:4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이거 제가 무지무지 좋아하는거예요...
      국수없을땐 숙주만 넉넉히 넣고도 해먹는...
      정말정말 맛있어요...
      아...쌀국수없으면 살수 없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