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렇게 급 날씨가 바뀌는거지?
불과 지난주까지만해도 '무더운 여름은 아직 한참 가겠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며칠전부터 밤에 잘때 양모이불을 끌어 덮고자고있고
민소매옷이 아니라 반팔, 또는 긴팔의 옷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제 날도 좀 선선해지고...가디건하나 걸쳐입고 걷기 좋은 밤기온은
나를 기분좋게 해주는듯...
하지만 뭐니...이 씩씩하게 내리는 비는...
빗소리때문에 TV소리가 들리지도 않아...
맞으면 좀 아플것같은 이 비는 가을비라고 하기에는 너무 힘찬거지... ㅎㅎㅎ
세차 잘 부탁해...
(비가 이렇게 세게 내릴때면
일부러 나가서 자동차여기저기에 비누칠좀 해주고 비 흠뻑 맞아도 졸을것같지만...
꼭 그런 결심을 하는날엔 세차게 내리던비도 금새 확 그쳐버려서
실행에 옮겨본적은 없는데...오늘 확 나가서 비좀 맞으까? ㅎㅎㅎㅎ)




은행나무가 많은 한남동은 지난 바람태풍이후 길에 채 완전히 익기도 전인 은행들이 마구 떨어져있어
때이른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고...
꽤 큼직한 솔방울들도 많이 떨어져있다...
몇개 주워 집에 가져가고싶지만...
전에 당해보아서 알지...
저 솔방울엔 잘 지워지지도 않는 송진이 잔뜩 뭍어있어 나를 끈끈이로 만들어버린다는것을...ㅎㅎ
그냥 구경만한다...




솔방울을 구경하고있을때쯤에 어디선가 나타난 고냥이 한마리...
갈길을 가다가 나와 눈이 마주쳐 굳어버린건지 가만히 눈을 맞추고 있지만...
후다닥 도망가버릴까봐 다가가지는 않았는데...




그 뒤에 보니 요녀석이...
아......아까 그 고냥이가 엄마였는가보다...
똑 닮은 얼굴은 한번에 알아볼수 있었는데...
딱 보기에도 아가인 요 고냥이는 나를 보고 지대로 겁을 먹은건지...
털이 삐쭉삐쭉 섰다...




내가 지나가는동안 가만히 서서 고개만 움직여 나를 쳐다보는 고냥이는...
아마도 어쩌면...
풀속에 숨은거라고 생각할지도...
가만히 안움직이고 있으면 자기가 풀속에 있어 안보이는줄알고...
한번에 알아볼수 있는 윤기흐르는 까만 털이 자기생각에는 초록풀과 같은 보호색으로 변해있는줄알고있을지도...
ㅎㅎㅎㅎ
구여운녀석...




내가 멀리 지나갈때까지도 이녀석은 이러고 있었다.
ㅎㅎㅎㅎㅎㅎㅎ




그러다가 조금 더 가보니 어느 구멍안에 숨어있던 두녀석...
고냥이들이 겁을먹을까봐 조용히 지나왔지만 얘네들을 보고 '풉!!!' 할수밖에...
ㅎㅎㅎㅎㅎ
똑같아 똑같아...
큰차이는 없지만 앞에 만났던 까망고냥이보다는 조금 더 커보이는게...너네들이 형 아니면 누나겠구나...ㅎㅎㅎㅎ
아니...언니옵빤가? ㅎㅎ




이거봐이거봐...
똑같아 똑같아...
눈빛도 똑같고...적당히 각지게 생긴 모냥새도 똑같고...
한쪽눈에 시꺼멍들어있는것도 똑같고..
코밑에 숯댕이도 똑같고...
막내만 균일하게 되어있는것으로 보아 막내는 압빠닮았을지도...ㅎㅎㅎㅎㅎ

그나저나 아직 세마리는 어린 아가들인데...
날씨 추워지면 어찌지낼지 걱정이네...
이런 길냥이들은 겨울에 어디에서 사는지....
먹을건 있는지...
네마리가 다 조금씩 마른것을 보면 역시 주인이 없어 먹는게 제일 문제인것같고...
유난히 긴장한듯 경계를 하는것이 요아이들은 아직 사람이 두려운것같고...
어딘가 바삐 가려던 엄마고냥이는 내가 혹시나 새끼들을 해치지 않는지 한참을 나를 바라보다가
한참을 다가가지 않고 멀리 떨어져있는것을 확인하고서는 어딘가 쌩~ 가버렸다.

요즘은 어느동네건 이런 고냥이들이 참 많다.
강아지보다 왜 고냥이가 더 많은지는 모르지만
내가 어렸을때 우리집을 뛰쳐나간 나비의 경우를 봐서는 대부분 자기가 살던 집 근처에서 방황하는것같던데...
떠돌이 강아지들도 있지만 고냥이들은 특히나 무리지어 더 많은듯...
이렇게 길을 떠돌아 다니는 고냥이나 강아지들은 구조되어 보호소로 가기도 하지만
구조되어도 결국 입양되지 못하면 안락사되고
그나마도 구조되지 않는 동물들은 이렇게 스스로 살아갈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동물을 구조한다는것이 동물을 위해서도 필요한일이지만
어찌보면 사람을 위해서 하는것이기도 하기때문에
그 끝이 안락사가 되어버리는것을 생각하면 무조건 구조후 입양만이 살길은 아닌듯하다.
상황은 조금 다를수 있겠지만 새들도, 나비들도, 간혹 만나는 다람쥐들도...
모두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가고 있는만큼...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전염병을 옮기지 않는 방향, 자연상태로 관리할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보면 좋을것같은데...
최소한 지정된곳에 먹이와 물을 놓아둘수 있게 하는정도만이라도 해주었으면...
가끔 동네에 돌아다니는 고냥이들이 지나가다가 먹으라고 먹을것을 놓아두기도 하지만
동네 사람들중엔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거기때문에 모두가 잠든 새벽에 몰래 내다놓는데
그것도 마치 007작전처럼 휘휘 둘러보고 후다다닥 뛰어나가 놓고오는게 나 좀 웃겨...
구조도 위험지역이라면 보호소로 데려가는것이 좋겠지만 모두 수용할수 없다면
차라리 치료나 예방주사를 놔주고 다시 살던동네에 놓아주는것이 나을수도 있으므로
상황과 관계없이 한가지 방법만 정해서 모두 똑같은 규칙으로 적용하기 보다
여러가지 상황에 맞는 규칙을 정해 우리에게만 좋은것이 아닌 동물들에게도 좋은 상황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아...하지만 당장 사람들의 사회에서도 획일화된 규칙들뿐이라...
그런 법을 만들어주시는 분들이 이런 동물들의 사정에까지 신경이나 써 주실지...
아...또 진지해져서는...얘기 길어졌어...ㅠ.ㅠ

아...더운 여름은 가고 시원한 가을이 온것은 너무너무 좋지만
너희들때문에라도 겨울은 조금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언젠가 우연히 또 만날수 있을까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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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클라라 2010.09.10 10:4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길동물들에게 어떤 게 좋은 건지 저도 아직 잘 판단이 안서요.
    하지만, 먹을 게 없어 쓰레기를 뒤적이는 동물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는 못하겠어요. -.-

    • BlogIcon gyul 2010.09.11 16: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잘은 모르겠어요...
      저역시 제 기준에서만 생각하기때문에
      정작 동물들에게 진짜 필요한것을 알수가 없긴하지만...
      삐쩍 말라 언제나 긴장한상태로 경계하는 동물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간혹가다가 먹을것을 조금씩 놔주기는 하는데
      그것도 제때 먹지 못하면 상하기때문에 여름내내 좀 걸렸어요...
      다음날 나가보면 다 먹고 없을때도 있지만
      어쩔떈 아예 먹지 않고 그대로이적이 많아서
      상한거 먹을까봐 치우기는 했지만...
      너무 안타까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