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때...
복쓩님이 현관문을 열며 '쨘~' 하고 내민 꽃다발.
아무 이유없이 복쓩님이 꽃을 사온것은 내가 복쓩님을 만난지 11년만에 처음이다.
발렌타인데이에 이어 화이트데이가 만들어지더니 그 이후로 1년 열두달 모든 14일만 되면 무슨 날을 만들어 버렸을때쯤
기억도 안나는 로즈데이라는 날에 복쓩님 후배와 같이 장미꽃 바구니를 사준적이 있었지만
복쓩님은 아무이유없이 집에 오는길에 꽃집에 들러 꽃을 사올만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아니, 꽃을 사올스타일이 아니라는말보다는 원하는것을 직접 고르게 하고 사주는 스타일이라고 해야할까?
내가 꽃집앞을 지나며 '이 꽃이 갖고 싶어.' 라고 말하면 사줄테지만
혼자서 꽃을 들고 집에 오다니................
내 생전 처음 있는 경험에 정말 깜짝 놀랐다.




내가 좋아하는 꽃을 기억하고 있을리는 없고...
무엇이든 꼼꼼하게 고르는 취향덕분에 꽃도 예쁘고 튼튼한 녀석들로 데려와주었다.
이것을 들고 꽃집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모습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꽃다발을 따로 풀지 않고 그대로 꽂아두었다.
현관앞에서 이 꽃다발을 내미는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찍어두었어야 하는건데...
(나보다 더 좋아하는 얼굴이었기 때문에...)
이걸 받고 너무 놀라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만큼 얼떨떨했으니...




처음으로 나 없이 혼자 나를 위해 선물할것을 고르는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것같은데...
남자들 손에 꽃다발들고 다니는거 썩 좋아하지 않는거 아는데..
너무 곰아와...
그 마음이 이 꽃보다 더 예쁘게 느껴져...




꽃을 꽂고 나니 내가 받고 좋아하는 동안 한송이가 똑 뿐지러져버렸다.ㅠ.ㅠ
이 꽃이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건데...그냥 버릴수 없어 작은 잔에 담아두었다.




근데...복쓩님아...
혹시 우리 며칠전에 아포가또먹으면서 '재수꽃다발'얘기하다가 이 꽃다발 생각난건....아니지???
ㅎㅎㅎㅎㅎㅎ
징쨔 곰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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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민뱅이 2009.04.18 02:3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너무 예쁜 꽃다발~ 오밀조밀 싱그러움을 사랑스럽게도 모아놨네요. gyul님... 정말 부럽습니다요~

  2. BlogIcon Lee Hwangi 2009.04.19 00: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나중에 써먹어야겠군요. 적어둬야겠습니다. :)

    • BlogIcon gyul 2009.04.19 01:5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장미꽃 백송이...뭐 이런건 주는사람도 받는사람도 좀 부담스럽지만 작은 꽃다발 하나쯤은 가끔 백마디 말을 대신할때도 있는것같아요.
      (ㅎㅎ...근데 재수꽃다발은 안되요...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