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살림을 하는것에 익숙해지면서부터는 마트보다 시장을 자주 다녔다.
모든것이 깨끗하게 진열되어있는 마트는 장보기를 쉽게 해주지만 상품을 보는 눈높이를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물건 고르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가끔 시장을 둘러보아야 했다.
그럴때마다 복쓩님은 항상 나와 함께 시장에 가주었고 우리의 장보기는 마치 즐거운 산책이나 놀이가 되었다.
언젠가 가락시장에 야채를 사러갔을때가 생각이 난다.
근처를 지나는 길이어서 잠시 들렀는데
저녁이라기보단 늦은 밤이고 일요일이다보니 상점들이 문을 많이 닫았다.
그냥가기 너무 아쉬워 어쩔수 없이 급할때만 사는 노점아주머니에게서 이것저것 조금씩 구입했다.
내가 무지 좋아하는 콩나물이 보이길래 "조금만 주세요." 했더니
천원에 한봉지라며 검정 비닐봉지가 터지도록 담아주시는게 아닌가. 으아....징짜 많다.
깜짝 놀라고 있을때 옆에 싱싱한 미나리가 너무 예뻐보여서 "조금묶여있는것주세요" 했다.
아주머니가 뭐해먹을거냐고 물어보셨는데 딱히 대답할게 없어 "오징어볶음이요!" 라고 큰소리로 대답하자
"할줄은 알어?"라고 웃으며 말씀하시더니 싱싱한 시금치까지 덤으로 담아주셨다.
"이것도 넣어먹으면 맛나니 조금 가져가." 라고 하셨지만
조금 가져가라고 담아주신것이 봉지에 절반이나 차도록 많았다.
동네 근처에도 시장이 있지만
시간 여유가 있을때는 복쑹님과 같이 가락시장이나 노량진수산시장처럼 큰 시장에 가는데
구경거리도 많고 싱싱한 좋은 재료들을 싸게 많이살수 있어서 참 좋다.
하지만 기름값도 많이 오르고 물가 자체가 심각하게 오르다보니
이제는살게 별로 없을땐 마트나 시장이나 잘 가지 않는다.
그래도 나에게 덤으로 이것저것 많이 담아주시던 아주머니는 잘 계신지...가끔 보고싶어진다.

그래서 오늘 만들 요리는 미나리를 곁들인 콩나물밥.
그때도 아주머니께 구입해온 콩나물과 미나리로 이 것을 만들어 먹었다.



 Serves 2

쌀 2C, 콩나물 150g, 다시마(5cm x 5cm) 1장,
물(밥짓기용), 미나리(송송썬것) 2T,
간장양념(간장 2T, 고춧가루 1T, 파(다진것) 1T, 마늘(다진것) 1T, 참기름 1T, 깨소금 1T, 설탕 1T)


(우리집 전기밥솥은 압력기능이 없는것임)

1. 쌀을 씻은후 밥통에 넣고 물과 다시마를 넣어 약간 불려준다.
(쌀을 씻어 밥지을 물과 다시마를 넣고 다른재료를 준비하는동안 불린다.)

2. 쌀을 불리는동안 콩나물의 이물질을 다듬어 깨끗하게 씻고 미나리는 잘게 송송 썬다.

3.분량의 간장양념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4. 전기밥솥에 넣은 쌀과 다시마 위에 콩나물을 올려 밥을 한다.

5.콩나물밥이 완성되면 그릇에 밥을 담고 콩나물을 올린 후 미나리를 흩뿌린다.

6. 간장양념에 비벼 맛있게 먹는다.


g y u l 's note

1. 미나리를 반드시 넣어야 하는것은 아니다.
미나리가 꼭 필요한 재료는 아니지만 콩나물 특유의 비릿한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미나리를 꼭 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미나리의 향긋한 맛과 향 덕분에 비릿한 맛이 덜해져 훨씬 상큼한 콩나물 비빔밥이 된다.

2. 간단한것으로 푸짐하게 먹는다.
콩나물과 미나리만으로 먹기에 풀밭이다 싶거나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다면 양념하여 구운 소고기를 넣어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고기까지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수도 있다.
사진으로 보면 심하게 풀밭이지만 그 어떤 한그릇 요리보다도 든든하다.

3. 콩나물 꼬리를 무조건 잘라내지 않는다.
콩나물 꼬리에 많은 아스파라긴산은 숙취해소에 좋다고 한다.
(콩나물에 대해 약간 검색을 해보니 이렇게 알려준다. 요즘 인터넷은 거의 모든 사람들을 박사로 만들어주는데
이것을 무조건 좋다고 해야하는지 아닌지...)
처음에는 깨끗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이유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머리와 꼬리를 무조건 확 잘라내버렸는데
보기에 쓸모없어보이는부분이 오히려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거였다니...역시 아는게 힘은 힘인가 보다.
요리를 맛있고 예쁘게 하는것도 좋지만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하는재료들인지 하나하나 알아보면서 하는것 역시 음식을 만드는사람의 의무며 책임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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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온이 T-T 2009.03.13 04:4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콩나물 최고 좋아하는데다 향긋한 미나리도 죽음이라 생각하는 저에겐 최고의 음식이겠네요!!! 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