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부터 내가 좋아하던 식사방법중 하나는 부드러운 크림스프에 빵한조각 푹 찍어 먹는것이었다.
식사로 너무 과하지 않다보니 사실 하루종일도 달고 살만큼 좋아했는데
위경련때문에 응급실에 다니면서부터 인스턴트음식을 하나하나 줄이다보니 그 좋아하던 스프도 모두 끊어야 했었다.
결혼하고 매일매일 다른 음식을 만드는것이 쉽지 않아 복쓩님이 없이 혼자 식사를 해야할때 가끔 그 크림스프가 생각이 났고
집에 있는 야채 골고루 넣어 맛있는 크림스프를 만들었다.
혼자식사해야할때 넉넉한 크기의 컵에 담아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먹기 딱 좋은 크림스프.
내일 장볼때 야채 넉넉하게 사와 만들어야겠다.^^



(내가 결혼하기 얼마전에 미국으로 이민간 이모가 선물해준 내 생일달 컵. 4월에는 꼭 꺼내 마시는...)


Serves 4

감자(大) 1개, 양파 1/2개, 당근 1/4개, 브로컬리 1/4개,
물 2C, 버터 2T, 생크림 2/3C, 우유 1/2C,
체다치즈(굵게 간것) 1C, 파마산치즈(곱게 간것),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1. 감자, 양파, 당근, 브로컬리를 카레만들때처럼 깍뚝썰기한다.

2. 예열한 냄비에 버터 1T와 야채를넣고 겉이 익도록 2분정도 볶는다.

3. 물 2C을 넣어 중불에서 맛이 우러나도록 푹 끓인다.

4. 야채가 모두 익으면 핸드블렌더로 갈고 체에 곱게 거른다.

5. 다시 냄비에 곱게 거른 야채와 생크림, 우유, 체다치즈, 파마산치즈를 넣고 중불에서 살짝 끓여 잘 섞는다.

6. 불을 끄고 후춧가루를 넣어 섞는다.


g y u l 's note

1. 소금은 먹기직전에 넣는다.
한번 먹을 분량만 만든다면 후춧가루를 넣을때 소금을 같이 넣어 간을 맞춰도 되지만
냉장실에 두고 며칠먹을 분량이라면 간을 따로 하지 않고 먹기 직전에 데우면서 약간의 간을 맞추는것이 좋다.

2. 야채는 준비된것으로만 만든다.
감자, 양파, 당근, 브로컬리중 하나가 빠졌다고 해서 만들수 없는것은 아니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분량의 양이 되도록 조절하면 된다. 저중에 감자만 넣고 만든다면 그냥 감자스프가 될것이고
당근을 더 많이 넣으면 붉게, 브로컬리를 더 많이 넣으면 푸른색이 될것이다.
가끔 시장에서 브로컬리를 싸게 파는날은 브로컬리만 넣고도 만들어 먹을수 있다.

3. 농도는 우유로 맞춘다.
냉장실에 보관해두었다가 다시 데울때 너무 걸죽해지면 우유를 조금  넣어 농도를 맞추도록 한다.
보관할때 매번 모두 꺼내 데우지 말고 한번 먹을 분량씩 밀폐용기에 넣어두는것이 좋다.




모든것은 아니더라도 어떤것들은 정말 시간이 해결해준다.

내칭구 김유니씨와 준비한 크리스마스에 만들었던 요리 사진을 오랜만에 꺼냈다.
저날도 브로컬리가 조금 많이 들어가 푸른색이 많이 감도는데...
스프는 왠지 꼭 저 손잡이가 달린 그릇에 담아 먹고싶어 어디서 파는줄도 모르면서 둘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저 그릇을 파는곳을 발견하고 딱 두개남은것을 집어오게되었다.
사실 그때는 참 뿌듯했지만 지금생각해보면 꼭 저 그릇이 아니어도 되는것이었는데...

한식접시에 양식요리를 담고 반대로 양식접시에 한식요리를 담는등
이제는 그 어느것도 정해진것이 아닌 그저 자연스러운대로 하면된다는것을 알아가고 있다.
(물론 어느접시에 어떤 음식을 담느냐는 극히 일부분이겠지?)
어차피 경험이라는것은 돈을 주고도 살수 없는것이며 사전이나 참고서에서 알려줄수 있는것도 아니니
뭐든지 차차 하나씩 알게되는 지금의 단계들이 마음편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여전히 '이것이 아니면 안돼!' 하는것들도 있지만...
모든것을 시간이 해결해주는지 아직 알수 없더라도
적어도 살면서 몇가지들은 정말 시간이 해결해주고 있는것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나는 더 많은것을 알게될것이고 그것들을 천천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될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행복일것이라고 기대하고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잠먼지 2009.04.20 07: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시간있을 때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둘러보면 어찌나 예쁜 소품이 많은지.. 서울에 있을 땐 자취생이니까 그릇이 더 이상 있어봤자 쓰지 않는다는 현실에.. 그냥 구경만 하고 돌아오곤 했죠 ㅋㅋ

    크림스프 만드려면 꼭 그 오**에서 나오는 가루가 있어야 하는 줄 알았어요-_-;; 그 가루는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궁금해하던 참인데 이렇게 크림스프를 만들 수 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BlogIcon gyul 2009.04.20 12:5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결혼하기 전에는 그 가루를 이용해서 스프 많이 만들어 먹었어요. 거의 중독적이었다는...
      하지만 스프가루없이 만들면 속에도 조금 덜 부담되고 그 뻔한맛도 아니어서 좋아요. 아마 몇번 만들어 드시면 조금씩 자기만의 맛내기 방법이 생길꺼예요.^^

  2. BlogIcon 검도쉐프 2009.04.24 01: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스프~ 죽~ 이런 거 아내가 좋아해서 가끔 만들더라구요.
    사진이 참 예쁩니다. 식기 모으는 걸 좋아하시나봐요.

    • BlogIcon gyul 2009.04.24 02: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식기에 대한 욕심은 여자들이 결혼하면 꼭 생기는것중 하나긴 한데 저도 아직 별로 많지 않아요. 이것저것 셋트 구입도 힘들고...^^

  3. 좋네요 2009.06.07 00: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혹시 파일 찾으시는 분을 위해 링크 걸어 드립니다. http://981246.downall.lv.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