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식당에서 쌀국수 먹고,
태국식당에서 또 쌀국수 먹고,
한군데 더 먹을까 말까 고민고민하다가 가게된 또다른 베트남쌀국수집.

사실 고향식당에서 이미 너무 맛있다며 찬사를 보냈었기 때문에 다른곳은 전혀 생각못하고 있다가
근처에 현지사람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이나 수퍼마켓이 몇군데 있길래 구경하던차에
조금은 한산한 골목안쪽에 있는 이 집을 발견했다.
다른집들은 현지 언어로 된 간판에 작은 글씨로 한국말로 된 가게 이름이 적혀있었는데
이집은 그런것도 없고 딸랑 베트남 쌀국수라는 말만 한국말로 쓰여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여기서도 자꾸 먹어보고 싶어지는바람에...

사실 우리가 원했던것은 로션냄새나는 풀까지 고스란히 들어있는 그야말로 현지식이었기 때문에...
어쨌거나 멀리 왔고, 나름 퇴근시간이 낑겨 돌아가는 고속도로는 막힐것이 뻔하므로 도전 결정!




고향식당은 대로에 아주 잘 보이는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그보다 하나 안쪽 골목으로 거의 가정집들이 모여있는쪽에 있어
아마도 사람들은 여기까지 잘 안와볼것같다.
게다가 저 이름역시 어떻게 읽는줄 몰라 집에와서 여기저기 베트남어를 검색한 끝에 읽는 방법을 알아내긴 했는데...
무슨뜻인지 아시는분 계실런지...
주인에게 물어볼생각을 차마 못했다.




메뉴판에는 제일먼저 원산지 표시가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다.




깨끗하게 프린트 되어 화일에 들어있던 메뉴판.
알아보기 좋게 정리되어있다.
우리는 이미 배가 너무 부른상태고 이 세집을 대략 1시간간격이 채 안되어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세사람이서 소고기 쌀국수 2개만 주문.




우리가 주문하지 않았지만 다른 메뉴들.
고향식당에서 먹은 볶음 쌀국수가 맛있었는데 배만 좀 덜불렀다면 여기서도 같은 메뉴를 먹어 비교해보고 싶었지만
이미 초광폭 과식상태이므로 pass!




가게는 좀 촌스러워보일지 모르나 전반적으로 식탁 위나 바닥 가게의 벽 구석구석등 전반적으로 깨끗하다.
여기 주인분도 한국어는 잘 못하시는듯. 주문하는 우리나 주문받는 주인이나 서로 눈치껏 알아듣는다. ^^




쌀국수에 곁들여 먹을 야채와 숙주, 그리고 고추가 나왔을때 우리는 드디어 쪼꼬맣게 환호성을 질렀다.
저놈! 저놈! 숙주 옆에 쑥갓 옆에 저 길쭉한 저놈!
저놈이 바로 그 로션냄새나는 잎사귀! 그놈이다!
처음 먹을땐 아주 고역이었지만 저 맛을 잊지 못해서 혹시나 하는 기대로 달려간 안산에서 저 잎사귀를 만났다.
얼른 집어 코에 가져다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아봤더니......맞구나! ㅠ.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고수도 잘 넣어먹지 않기 때문에 일반 쌀국수집에서는 고수도 따로 가져다달라고 해야 하므로
저 잎사귀를 본순간 우리의 마음은 저~ 멀리 동남아로 날아가 버렸다.




주문한 소고기 쌀국수.
후추를 미리 뿌려 주는것과 달걀 지단이 올려져있는것이 조금 다르다.
국물은 여기도 닭육수를 내서 사용하는것같다.




한국말은 잘 못하시지만 주인아주머니는 친절하게 이것저것 소스를 꺼내주시며 넣어먹으라고 하셨다.
우리는 저중에 시큼한 맛의 소스를 약간 넣었고
매운맛 소스도 있지만 그것보다 가져다 주신 생 고추를 넉넉하게 넣어 먹었다.




전체적으로 아주 보고만 있어도 뿌듯하다.
고수는 따로 접시에 나오는데 기호에 따라 조금 더 달라고 하면 된다.




곁들여 먹는 야채들을 넉넉하게 넣는다.




야채를 뒤적뒤적 아랫쪽으로 살짝 숨이 죽도록 넣고 이 반가운 로션냄새나는 잎사귀를 넣었다.
한번 뒤섞자 바로 그 향이 났다.
같이 간 정승생님은 오래전에 먹었던 그 것이 맞는것같다며 완젼 기분이 up되셨고
우리는 아르바이트생처럼 보이는 남자점원을 불러 이 잎사귀의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베트남의 발음을 잘 못알아 듣자
식탁에 손으로 직접 한자한자 써보이시며 이름을 알려주셨는데 그 이름은 바로 어가이(ngo gai) 라고 한다.

쌀국수를 너무 맛있게 먹고 이제는 너무도 익숙하게 저 어가이를 한입에 넣고 맛있게 씹어 먹는다.
지난번 이태원 포린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치고 입가심으로 향이나는 씨앗을 씹은것처럼
쌀국수를 다 먹는 마지막에도 하나 남긴 어가이를 쏙쏙 접어 입에 넣고 씹었더니 그 개운함이란...
어쨌거나 우리는 그릇을 싹 비우고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가게를 나섰다.
집에오는동에 세사람이 차안에서 얼마나 뿌듯해 했는지...게다가 이상하게 고속도로도 막힘없이 지날수 있어 더욱 좋았다.

고향식당도 베트남스타일이 가득 담겨있었지만 저 어가이를 주지 않았던것을 생각해보니
어쩌면 이제 너무 유명해져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기때문에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만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비해 한적한 골목안쪽에 있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 곳은 처음부터 저 야채를 주는것을 보면 현지사람들이 손님으로
더 많이 온다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사람들은 아직까지 고수만 들어가도 못먹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많기때문에
적당히 현지스타일의 음식이 먹고싶지만 조금 강한 향은 싫다 한다면 고향식당을 좋아할것이고
진짜 본토 스타일을 원한다면 이곳을 훨씬 좋아하게 될것이다.
물론 저 어가이를 국수에 넣지 않는다면 먹는데는 전혀 부담이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쨌거나 식사를 마치고 세곳중 우리는 단연 이집을 1등으로 꼽는데 전혀 이견이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입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자 맛있다고 느끼는곳은 다르겠지만
유명한곳이 무조건 제일 맛있는집으로 통하는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뭐 그렇다고 해서 고향식당이 맛이 없다는것은 아니다.
단지 진짜 베트남 쌀국수가 먹고싶어 안산까지 달려왔다는것은
우리의 입맛에 맞춰 만들어진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그 사람들의 입맛을 느껴보고 싶다는뜻이다.

안산역 길 건너편 신흥길 첫번째 골목사거리에서 왼쪽 높은절길 골목 안쪽
지에우 히엔 콴 (Dieu Hien Quan)




음식점은 위생이 우선!

이번에 안산에서의 현지사람들이 운영하는 세곳의 가게를 방문하면서 느낀것은
인테리어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거나 약간의 촌스러운(나쁜뜻 아님.) 느낌의 인테리어인 반면
가게의 위생은 나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것이었다.
전반적으로 가게는 깨끗하게 밝으며 테이블 위나 바닥청소상태, 그리고 벽면이 매일 청소를 하는지 꽤 깨끗한 인상을 받았다.
게다가 잠깐씩 보이는 가게의 주방의 상태도 그리 나빠보이지 않았는데
이부분은 내가 들어가보거나 자세히 보이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접시에 담아온 음식의 상태는 나름 깨끗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농담삼아 우리는 허름하고 좀 지저분한 음식점에 갔을때
'음식에는 적당히 대장균도 들어가고 뭐 그래야 맛이 나는거야.' 라고 할때가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이런 작고 허름해보이는 가게들을 잘 안가는것이 사실이다.
수준낮은 위생개념을 좋은 인테리어로 포장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의 경우 대부분 가게의 위생상태를 체크하는 포인트중 하나는 그집의 식탁의 상태를 보는것이다.
나역시 집에서 식탁을 차리는 사람이므로 더러운 행주로 식탁을 닦았는지 깨끗한 행주로 닦았는지
여러번 사용한 행주로 닦았는지를 보는편인데 이것은 별것 아닌것같지만 꽤 중요한것이고
그런 작은 마음가짐이 주방에서 어떤 상태를 유지하는지 짐작할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동남아는 조금 지저분하다 라는 편견이 어디서부터 생겼는지 모르지만
촌스럽다고 느껴지는것이 지저분한것과는 다르다는것을 정확히 알게 되었다.
또한 그런 편견따위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에게도 그런 편견이 자리잡고 있었던것은 아닌가 하며
돌이켜보는 기회도 되었다.
그나저나 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너무 진지해지는건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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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 2009.05.15 01: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태국에서 일년 살았던 언니가 진짜 태국분이 만든 쌀국수 샐러드 랑(-이름을 잊었음) 똠양꿍,먹고싶다고해서 검색 했는데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태국어로 -팍치- 라고하던데요 아마 향신채를 그렇게 부르나봐요
    ㅎㅎ 저는 태국에서 꼭 빼달고 해서 먹었는데
    대신 마늘 추가하구여

    • BlogIcon gyul 2009.05.15 02:5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 감사하긴요.^^
      팍치는 아마도 고수를 말하는가봐요. 잘 못드시는 분들은 애시당초 빼고 드셔야 하는데 약간씩 맛을보면서 먹다보면 점점 그 매력을 알게되실거예요. 한번에 많이만 안넣으시면요..^^
      그나저나 팍치를 못넣으신다면 이 가게에서길쭉하게 생긴 어가이는 절대 넣지 마세요. 큰일나셔요. ㅎㅎㅎ

  2. Simon 2010.04.24 16:0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들이 태국에서 살 때 처음엔 팍치를 먹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팍치를 먹어야 모기에 물지지 않는다고 해서 먹었더니 진짜 모기들이 안물더라고 합니다.
    그 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구요.

    • BlogIcon gyul 2010.04.25 21: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모기때문인 이유가 있다는건 처음알았어요.
      그럼 혹시 그걸 말려서 태우면 모기향의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저희집은 압빠가 오랫동안 말린 쑥을 주셔서 그걸 태우거든요.
      그나저나 향채소가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지금은 너무너무 좋아요.^^

  3. maya 2011.07.08 23: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블로그에 글 잘 안쓰는데~~ 너무너무나 좋은 정보네요~~~^^ 담에 꼭 한번 먹으로 가야겠어요~~

  4. 2014.11.26 23: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